[0730]미국 실업자들의 상당수가 새 일터를 얻을 수 있는 희망마저 버린 것으로 나타났다.실업자의 3분의 2 가량이 실업수당을 받지 못하는 등 정부의 실업대책에도 문제점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미 일간 USA투데이는 여론조사업체 갤럽과 공동으로 지난해 12월21일부터 이달 9일까지 전국 실업자 1145명을 상대로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25일 보도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실업자의 81%가 지난 한달새 새 직장을 찾기 위해 적극 노력했다고 답했다.그러나 ‘향후 한달 내 새 직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49%가 ‘아니다’고 답했다.또 ‘직장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는 응답은 41%에 그쳤다.

‘앞으로 새로 얻게 될 직장이 본인이 원하는 곳이 될 것으로 보는가,아니면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쩔 수 없이 수긍하고 다녀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선 60%가 ‘어쩔 수 없이 수긍하고 다녀야 할 것’이라고 답했고 ‘본인이 원하는 것’이란 답변은 35%에 그쳤다.

특히 실업자의 16% 이상은 ‘1년 이상 일자리를 찾느라 고생했다’고 답했으며 16%는 ‘50개 이상의 회사에 응시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실업의 고통은 가정의 재정 문제뿐 아니라 가족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응답자의 40% 가량이 각종 생활비나 공과금을 내는 데 곤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4명 중 1명 이상이 ‘배우자는 물론 가족들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또 5명 가운데 1명 꼴로 ‘실업의 고통으로 야기된 건강상 문제나 스트레스로 인해 의료진의 도움을 구할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고 대답했다.이에 따라 응답자의 23%는 재정난 타개 등을 위해 그동안 살던 집 대신 더욱 싼 주택으로 이사했다고 밝혔다.

‘실업수당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엔 62%가 ‘없다’고 대답했다.그 이유로는 실업수당 수령 자격이 안되거나 수당지급 신청을 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반면 21%만이 ‘현재 실업수당을 받고 있다’고 답했고 11%는 ‘과거에 받았으나 현재는 받지 않고 있다’고 말해 정부의 실업대책이 사회안전망 구실을 제대로 못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지난해 미국의 실업률은 9.4%에 달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