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은 26일 삼성물산에 대해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부진했지만 이보다 사업 기조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며 매수A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9만7000원을 유지했다.

삼성물산은 전날 2010년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비 14.5% 증가한 3조3575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334억원과 109억원으로 전년동기비 27.2%, 79.3% 급감했다.

한종효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물산의 건설부문 매출액이 전년동기비 6.0% 감소했지만 상사부문 매출액이 전년동기비 42.2% 늘면서 외형 성장을 견인했다"며 "건설부문은 주택 분양 부진에 따라 외형 감소가 나타난데 반해 상사부문은 제품 가격 상승과 물동량 증가로 외형 성장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동기비 크게 감소한 것은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2010년에 대규모 인력 보강을 실시했고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한 제반 비용이 늘었기 때문이다. 또 대구 미분양에 대한 충당금을 2010년에 선제적으로 인식, 판관비와 영업외 비용이 증가하면서 이익률이 하락했다. 삼성물산의 4분기 영업이익률은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1.0%를 기록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이번 4분기 실적은 당사와 시장 예상치를 크게 하회했다"며 "삼성물산은 2010년에 부동산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계획 대비 크게 줄어든 규모로 주택 분양을 실시했고 이에 따라 건설부문 매출이 줄면서 매출원가율이 당초 예상을 상회했다"고 서령했다. 여기에 예상을 넘어서는 주택 관련 비용을 인식하면서 추정치를 크게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신영증권은 4분기 실적을 반영해 삼성물산의 2010~2011년 실적을 수정했다. 주택부문 실적을 낮추면서 2011년 매출액을 소폭 하향했다. 인원 확충에 따른 인건비 증가와 사업 추진 비용 증가를 감안해 2011년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4.0%, 3.7% 낮췄다.

삼성물산은 2010년말 그룹 인사 단행과 함께 4분기에 잠재적인 부실을 선반영했다. 그는 "본격적인 사업기조 변화를 위한 과정으로 판단되며, 4분기 실적 부진보다 2011년에 회사에 나타날 사업 기조 변화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물산은 올해 해외 건설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 13조7000억원의 신규수주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년대비 32.4% 증가하는 것으로 08년부터 10조원에 정체된 수주 규모를 벗어나는 원년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상사부문의 자원개발,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역량을 강화와 계열사 지분가치 등도 투자포인트로 꼽았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