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못난이' 통신주의 기사회생 시점은 언제일까. 전문가들은 통신주 주가가 바닥권에 진입했지만 단기적으로 횡보세를 좀 더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26일 오후 1시58분 현재 유가증권시장 통신업종지수는 전날보다 0.29포인트(0.10%) 오른 293.95를 기록하며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업종지수는 이달 들어 지난 25일까지 4.92% 떨어져 같은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73%)을 밑돌았다. 같은시간 SK텔레콤(0.89%) LG유플러스(1.47%)가 상승하고 있고, KT는 0.81% 하락 중이다.

증권업계에선 최근 통신주의 주가 부진이 경기 변동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경기방어주군에 속해 강세장에서 소외됐기 때문으로 진단했다.

물가 상승과 함께 불거진 규제 리스크,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 우려도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수급상으로 외국인 투자가의 추가 유입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통신주는 외국인 투자가 보유지분율이 최대 49%를 넘지 못하게 돼 있는데, SK텔레콤과 KT 모두 49.0%로 차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24.63%)와 SK브로드밴드(6.41%)만 추가적인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

다만 최근 주가 하락은 실적 부진 등을 고려해도 다소 과도하다는 진단이다. 박종수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SK텔레콤의 현 주가는 올해 예상실적 기준 PER(주가수익비율) 8배 가량에 불과하다"며 "통신사들의 부진한 실적 등을 고려해도 주가는 바닥권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문제는 단기적으로 통신주의 주가 상승 촉매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증시가 추가 상승하면서 통신주가 한동안 소외받는 경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남곤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SK텔레콤에 대해 "단기적인 반등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부정적인 투자심리를 넘어설 수 있는 확실한 실적 데이터가 뒷받침될 때, 투자자들이 행동에 나설 전망이고 최소 1∼2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1분기 실적을 가늠할 수 있는 3월께가 되면 투자심리가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장기 관점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라면 천천히 매수 시점을 타진해 볼 만하다는 평가다.

황성진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통신주들이 4분기 실적 부진 우려 등으로 바닥권 주가를 형성한 상황에서 이후 점차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통상 통신주들은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보다 긍정적인 흐름을 보인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종수 애널리스트는 "1분기 실적 수준과 이후 전망을 가늠할 수 있는 3월 말, 4월 초가 진입시기로 바람직하다"며 "올해 KT와 SK텔레콤의 영업이익이 안정적인 10%대로 성장할 전망이고, SK텔레콤에서 과도한 경쟁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밝힌 점도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