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업체들이 지난해 4분기 부진한 실적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지나간 실적 부진 보다는 해외 수주 모멘텀에 초점을 맞추고 건설주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하고 있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 4분기 영업이익이 33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7.2% 감소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66.8% 감소한 것이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의 영업이익이 예상치(1020억원)을 68% 하회했다"면서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동을 중심으로 신규 수주가 본격화 되고 있어 올해 해외 수주 모멘텀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종효 신영증권 연구원도 "삼성물산은 올해 해외 건설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 13조7000억원의 신규수주를 기록할 것"이라며 "이는 전년대비 32.4% 증가하는 것으로 08년부터 10조원에 정체된 수주 규모를 벗어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해외 수주에 대한 기대감은 4분기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던 다른 건설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림산업이 미분양 해소와 관련한 1826억원의 부실처리 비용의 발생으로 4분기 실적이 부진했다"면서도 "올해 회사측이 적극적인 해외 수주 전략을 표명하고 있어 해외 수주 확대로 인해 향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했다.

이 연구원은 "기존의 주력 지역인 사우디, 이란, 이라크 등의 중동에서의 플랜트 공종에서 벗어나 동남아와 토목부문까지 수주를 확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GS건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선일 신한금융투자 팀장은 "지난 4분기 GS건설의 영업이익은 1104억원으로 예상치(1249억원)에 못 미쳤다"면서도 "올 1분기 역대 최고 수준의 해외 수주가 기대돼 1분기 수주가 확실시되는 프로젝트 규모만 25억달러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해외 프로젝트의 수주는 설계 단계부터 구체적인 시공 단계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서 "건설사들이 2009년 하반기에 해외 수주를 집중적으로 나서 올해 매출로 인식되는 부분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건설사들의 신규 수주 시장도 좋아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모멘텀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