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쌍수 한국전력 사장이 최근 출간한 책 제목은 《5%는 불가능해도 30%는 가능하다》다. 언뜻 말이 안되는 것 같지만 설명을 들어보면 이해가 간다. 5% 성장하려면 기존 방식을 바꾸지 않고 좀 더 잘하려고 노력하는데 그렇게 되면 목표 달성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 30%처럼 생각하기 어려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혀 새로운 방식을 고민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혁신을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모든 고성장의 원리가 그렇다. 고성장의 기회를 잡으려면 어느 한 시점에서 퀀텀 리프(quantum leap:변화를 위한 폭발적 도약)를 경험해야 한다.

특히 이런 사고방식은 기술수명이 짧고 획기적인 서비스가 혜성같이 나타나는 21세기 들어서는 그 유효성이 더 자주 입증되고 있다.

21세기 들어 나타나는 혁신경영론은 대부분 이런 성장을 목표로 한다. 지금까지는 없는 전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블루오션 전략을 비롯 대부분의 전략이 이전과는 다른 폭발적 성장을 이뤄내는 방법론을 다루고 있다.

코칭분야에서 이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는 방법론이 있다. 바로 '마스터풀(masterful:대담한) 코칭'이다. 하버드대에서 이 분야를 집대성한 로버트 하그로브 박사는 1995년 같은 이름의 책을 내면서 비즈니스 코칭 분야에 일대 회오리를 일으켰다. 코칭으로 놀라운 성장을 이뤄내는 이 방법론의 핵심은 출발점부터 '불가능한 미래(impossible future)'를 선언하는 데 있다. 지금의 역량이나 자원으로는 도저히 이뤄낼 수 없을 것 같은 대담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불가능한 미래는 단순히 수사적인 표현이 아니다. 지금 달성 가능해 보이면 그저 땀을 흘리는 노력만 기울이면 된다. 그러나 지금 상태로는 도저히 달성할 수 없다고 한다면 사람이 변하고 부서가 변하고 회사가 변해야만 이룰 수 있다. 며칠을 기어야 겨우 몇 m를 전진하는 '애벌레'에게 10㎞를 이동하는 건 불가능한 미래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코치를 받는 사람이나 코치나 모두 '나비'로 변해야 한다. 이 과정을 거친 뒤,달라진 사람의 모습을 마스터 코칭에선 이렇게 설명한다. "전에 있었던 사람은 이제는 없다. 지금 있는 사람은 예전엔 없었다. "

리더 자신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탈바꿈하기 때문에 이것을 변혁적(transformational) 리더십이라고 부른다. 20세기 모델은 하나하나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거래적(transactional) 리더십이었다.

분명한 것은 이제 감성 시대를 맞아 직원들의 가슴을 뛰게 할 수 없다면 성장 엔진 자체를 가동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마른 수건도 다시 짜자'가 아니라 '저 먼곳으로 가자'는 제안이 훨씬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얘기다.

세계 경제에서 '불가능한 미래'를 성취했다는 평가를 집중적으로 받는 나라가 있다. 바로 브라질이다. 룰라 대통령 재임기간 동안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8위로 부상했고,빈곤층은 43%가 줄었으며 12.3%였던 실업률은 6%대로 낮아졌다. 실제 하그로브 박사는 룰라의 뒤를 이어 집권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을 코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이미 한 달이 지나버렸지만 2011년은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의미있는 해다. 이왕 중장기 계획을 잡을 것이라면 '불가능한 미래'를 선언하는 것으로 시작해보자.단,리더부터 변할 각오를 해야 한다.

권영설 한경아카데미원장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