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든든한 새주인 산업은행 만나 해외사업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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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의 금융보증 등에 업고 해외비중 45% 목표
연임된 서종욱 사장 “수주여건 모두 갖춰졌다” 자신감
올해 신규수주 14조원, 매출 7조2천억원으로 늘려 잡아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의 새 주인이 됐다. 산업은행이 이달 초 대우건설의 옛 주인이었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보유 지분 29.1%를 인수하고 1조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총 주식의 50.8%를 확보하면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지난 2009년 6월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대우건설 재매각을 발표한 후 19개월간 표류했던 인수합병(M&A)절차가 마무리된 셈이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은 1월25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서종욱 사장의 연임을 의결했다.
고려대 경제학과 출신의 서 사장은 1977년 대우건설에 입사해 주택사업담당 임원, 국내 영업본부장 및 부사장을 거쳐 2007년 말 취임했으며 앞으로 3년간 더 경영을 맡게 됐다.
서 사장은 26일 서울 시내 한 호텔인사에 연임 인사 겸 신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든든한 주인을 맞아 해외지향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모든 여건이 갖춰졌다‘며 “건설과 금융의 시너지 창출을 통해 글로벌 건설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경영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또 “올해를 통합과 혁신의 원년으로 삼아 신규수주 14조원, 매출 7조2,000억원, 영업이익 3,74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산업은행의 자본참여 의미는 뭔가.
“무엇보다 해외에서 대우건설에 대한 신뢰도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그동안 해외 발주처 가운데는 대우건설의 주인이 어디냐는 질문이 적지 않았다. 다시 말해 해외 발주처 입장에서도 (공사를 주기에) 대우건설이 안정되지 못했다는 판단들이었다.
그런데 한국을 아는 해외 발주처라면 산업은행은 모두 알고 있다고 봐야 한다. 심지어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에 자본참여를 했으니 대우건설은 이제 정부기업이네,라고 얘기하는 발주처도 있다. 벌써 신뢰도가 높아졌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건설과 금융이 만나 어떻게 시너지가 창출된다는 것인가.
“요즘에는 단순히 시공만 하는 시대는 지났다. 점점 프로젝트 파이낸싱(금융조달)을 동반한 수주가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 공사든 해외공사든 마찬가지다.
공사를 하려면 돈을 갖고 오라는 의미다. 그동안 금융조달 조건을 달아 발주되는 해외 공사에는 사실상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제는 산업은행이라는 든든한 새 주인을 만났기 때문에 금융조달 조건부 공사에도 산업은행의 보증지원 등을 받아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생겼다.
이와 함께 국내외 프로젝트 파이낸싱 공사에 나설 때 산업은행으로부터 합리적인 금리로 금융을 조달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경영과 관련해 무엇을 당부했나.
“산업은행은 국내 최고 은행이고 그동안 자본 참여를 했던 대우조선해양 하이닉스 현대건설 등의 경영정상화를 이뤘다는데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더라. 대우건설도 같이 가면 성장할 것으로 산업은행은 기대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에 글로벌 기업, 건설분야 선두기업(리딩컴퍼니)으로 도약을 당부했다. 그 과정에서 산업은행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산업은행의 지원은 앞으로 기대사항인가.
“아니다. 이미 지원이 시작됐다. 대우건설은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인수되면서 서울역 맞은편 대우그룹 사옥에서 신문로 금호아시아나빌딩 본관과 1관에 각각 나눠져 이전했다. 본관과 1관은 대로를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어 회의를 하려면 불편하기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런데 산업은행은 1관에 들어와 있던 계열사 KDB생명을 옮기고 KDB생명이 쓰던 사무실공간을 대우건설에 양보했다. 이제 대우건설은 한 건물에서 일을 보게 됐다. 회의 불편이 덜어진 것은 물론이고 임직원간 일체감이 조성되는 상징적인 의미도 갖게 됐다“
-산업은행의 금융지원이 해외진출의 충분조건은 아니지 않는가.
“맞는 얘기다. 대우건설은 그동안 조직개편 및 시장조사 등을 통해 해외진출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왔다.
우선 같은 부서에서 맡았던 해외영업과 시공을 각각 분리했다. 내부 검증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려는 취지다. 시공 회계분야 등의 정보통신(IT)시스템도 정비해서 새롭게 구축했다.
해외수주의 80%는 플랜트 분야다. 플랜트 영업강화를 위해 해외사업본부에 석유화학 발전 엔지니어링 등 3개실을 뒀다. 3개실은 사실상 본부기능을 하면서 독자적인 프로젝트 수행능력을 갖추게 된다. 3년 전부터 준비해서 마련된 체제정비다“
-해외공사가 많아지면 인력도 더 필요한 거 아닌가.
“올해 해외사업 비중을 총매출의 45%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수주 목표는 지난해(34억달러)보다 56% 늘어난 53억달러로 정했다. 해외 사업비중은 점차 늘어날 것이고 엔지니어링 인력은 절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국내외 엔지어니링 업체를 인수합병하는 방법으로 인력확보를 검토하기도 했지만 자체 인력양성으로 방향을 잡았다. 현재 대우건설의 엔지니어링 인력은 350명쯤 된다. 앞으로 신입사원 및 경력사원 각각 150명씩 충원해 엔지니어링 인력이 650명쯤 되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중점을 둘 해외공사 지역은 어디인가.
“대우건설의 주력시장은 리비아 나이지리아 알제리다. UAE에는 새롭게 거점을 구축했고 카타르에서도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06년 승인을 받아 놓고도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베트남 복합개발사업은 상반기 중 착공에 들어간다. 베트남 하노이 인근 총 208만㎡(63만여평)부지에 주택 상업시설 등으로 들이는 공사로 우선 골프장 18홀 규모인 115만㎡(35만평)을 개발한다. 10년에 걸쳐 30억달러에 달하는 공사로 올해부터 매출로 연결될 전망이다
중남미시장도 커지고 있다.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는 미국 엔지니어링 회사는 멕시코 브라질 베네수엘라에서 영업을 해보라는 추천을 받았고 함께 뛰어보자는 제의도 받았다. 3개국에서 수주하기 위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국내 부동산 침체 등의 이유로 건설회사들의 어려움도 커지는 상황인데...
“집값이 뛰고 전세대란이 오는 것은 수요-공급조절이라는 시장경제 논리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정부 정책변화 등의 이유로 수요-공급이 맞지 않으면 통상 아파트를 지을 때 걸리는 기간인 2년반 또는 3년 뒤에 꼭 부작용이 생긴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공급이 부족했으니까 지금 전세대란이 찾아 온 것 아니겠는가. 시장 환경을 바꿔 줄 필요가 있다“
-서 사장이 정부의 정책결정자라면 어떤 대책을 수립하겠는가.
“건설회사 사장이 대책을 얘기하면 업체 이익만 앞세운다고 할까 봐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주택거래 등에 적용되는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LTV) 양도세중과조치 등은 완화돼야 한다.
분양가 상한제도 폐지하는 게 바람직하다. 신규 아파트 분양을 기다리며 전세로 살고 있는 대기수요도 여전히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원리에 맞춰야 장기적으로 주거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란 생각이다“
한경닷컴 김호영 기자 enter@hankyung.com
연임된 서종욱 사장 “수주여건 모두 갖춰졌다” 자신감
올해 신규수주 14조원, 매출 7조2천억원으로 늘려 잡아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의 새 주인이 됐다. 산업은행이 이달 초 대우건설의 옛 주인이었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보유 지분 29.1%를 인수하고 1조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총 주식의 50.8%를 확보하면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지난 2009년 6월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대우건설 재매각을 발표한 후 19개월간 표류했던 인수합병(M&A)절차가 마무리된 셈이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은 1월25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서종욱 사장의 연임을 의결했다.
고려대 경제학과 출신의 서 사장은 1977년 대우건설에 입사해 주택사업담당 임원, 국내 영업본부장 및 부사장을 거쳐 2007년 말 취임했으며 앞으로 3년간 더 경영을 맡게 됐다.
서 사장은 26일 서울 시내 한 호텔인사에 연임 인사 겸 신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든든한 주인을 맞아 해외지향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모든 여건이 갖춰졌다‘며 “건설과 금융의 시너지 창출을 통해 글로벌 건설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경영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또 “올해를 통합과 혁신의 원년으로 삼아 신규수주 14조원, 매출 7조2,000억원, 영업이익 3,74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산업은행의 자본참여 의미는 뭔가.
“무엇보다 해외에서 대우건설에 대한 신뢰도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그동안 해외 발주처 가운데는 대우건설의 주인이 어디냐는 질문이 적지 않았다. 다시 말해 해외 발주처 입장에서도 (공사를 주기에) 대우건설이 안정되지 못했다는 판단들이었다.
그런데 한국을 아는 해외 발주처라면 산업은행은 모두 알고 있다고 봐야 한다. 심지어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에 자본참여를 했으니 대우건설은 이제 정부기업이네,라고 얘기하는 발주처도 있다. 벌써 신뢰도가 높아졌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건설과 금융이 만나 어떻게 시너지가 창출된다는 것인가.
“요즘에는 단순히 시공만 하는 시대는 지났다. 점점 프로젝트 파이낸싱(금융조달)을 동반한 수주가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 공사든 해외공사든 마찬가지다.
공사를 하려면 돈을 갖고 오라는 의미다. 그동안 금융조달 조건을 달아 발주되는 해외 공사에는 사실상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제는 산업은행이라는 든든한 새 주인을 만났기 때문에 금융조달 조건부 공사에도 산업은행의 보증지원 등을 받아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생겼다.
이와 함께 국내외 프로젝트 파이낸싱 공사에 나설 때 산업은행으로부터 합리적인 금리로 금융을 조달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경영과 관련해 무엇을 당부했나.
“산업은행은 국내 최고 은행이고 그동안 자본 참여를 했던 대우조선해양 하이닉스 현대건설 등의 경영정상화를 이뤘다는데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더라. 대우건설도 같이 가면 성장할 것으로 산업은행은 기대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에 글로벌 기업, 건설분야 선두기업(리딩컴퍼니)으로 도약을 당부했다. 그 과정에서 산업은행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산업은행의 지원은 앞으로 기대사항인가.
“아니다. 이미 지원이 시작됐다. 대우건설은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인수되면서 서울역 맞은편 대우그룹 사옥에서 신문로 금호아시아나빌딩 본관과 1관에 각각 나눠져 이전했다. 본관과 1관은 대로를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어 회의를 하려면 불편하기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런데 산업은행은 1관에 들어와 있던 계열사 KDB생명을 옮기고 KDB생명이 쓰던 사무실공간을 대우건설에 양보했다. 이제 대우건설은 한 건물에서 일을 보게 됐다. 회의 불편이 덜어진 것은 물론이고 임직원간 일체감이 조성되는 상징적인 의미도 갖게 됐다“
-산업은행의 금융지원이 해외진출의 충분조건은 아니지 않는가.
“맞는 얘기다. 대우건설은 그동안 조직개편 및 시장조사 등을 통해 해외진출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왔다.
우선 같은 부서에서 맡았던 해외영업과 시공을 각각 분리했다. 내부 검증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려는 취지다. 시공 회계분야 등의 정보통신(IT)시스템도 정비해서 새롭게 구축했다.
해외수주의 80%는 플랜트 분야다. 플랜트 영업강화를 위해 해외사업본부에 석유화학 발전 엔지니어링 등 3개실을 뒀다. 3개실은 사실상 본부기능을 하면서 독자적인 프로젝트 수행능력을 갖추게 된다. 3년 전부터 준비해서 마련된 체제정비다“
-해외공사가 많아지면 인력도 더 필요한 거 아닌가.
“올해 해외사업 비중을 총매출의 45%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수주 목표는 지난해(34억달러)보다 56% 늘어난 53억달러로 정했다. 해외 사업비중은 점차 늘어날 것이고 엔지니어링 인력은 절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국내외 엔지어니링 업체를 인수합병하는 방법으로 인력확보를 검토하기도 했지만 자체 인력양성으로 방향을 잡았다. 현재 대우건설의 엔지니어링 인력은 350명쯤 된다. 앞으로 신입사원 및 경력사원 각각 150명씩 충원해 엔지니어링 인력이 650명쯤 되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중점을 둘 해외공사 지역은 어디인가.
“대우건설의 주력시장은 리비아 나이지리아 알제리다. UAE에는 새롭게 거점을 구축했고 카타르에서도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06년 승인을 받아 놓고도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베트남 복합개발사업은 상반기 중 착공에 들어간다. 베트남 하노이 인근 총 208만㎡(63만여평)부지에 주택 상업시설 등으로 들이는 공사로 우선 골프장 18홀 규모인 115만㎡(35만평)을 개발한다. 10년에 걸쳐 30억달러에 달하는 공사로 올해부터 매출로 연결될 전망이다
중남미시장도 커지고 있다.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는 미국 엔지니어링 회사는 멕시코 브라질 베네수엘라에서 영업을 해보라는 추천을 받았고 함께 뛰어보자는 제의도 받았다. 3개국에서 수주하기 위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국내 부동산 침체 등의 이유로 건설회사들의 어려움도 커지는 상황인데...
“집값이 뛰고 전세대란이 오는 것은 수요-공급조절이라는 시장경제 논리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정부 정책변화 등의 이유로 수요-공급이 맞지 않으면 통상 아파트를 지을 때 걸리는 기간인 2년반 또는 3년 뒤에 꼭 부작용이 생긴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공급이 부족했으니까 지금 전세대란이 찾아 온 것 아니겠는가. 시장 환경을 바꿔 줄 필요가 있다“
-서 사장이 정부의 정책결정자라면 어떤 대책을 수립하겠는가.
“건설회사 사장이 대책을 얘기하면 업체 이익만 앞세운다고 할까 봐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주택거래 등에 적용되는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LTV) 양도세중과조치 등은 완화돼야 한다.
분양가 상한제도 폐지하는 게 바람직하다. 신규 아파트 분양을 기다리며 전세로 살고 있는 대기수요도 여전히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원리에 맞춰야 장기적으로 주거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란 생각이다“
한경닷컴 김호영 기자 en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