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일을 하기에 너무 늙었으니 나가주세요. '

뇌의 수행력이 절정에 달하는 시기가 중년(40~65세)이라는 것을 알았더라도 정년퇴직 제도가 생겼을까. 뉴욕타임스 의학전문기자인 바버라 스트로치는 《가장 뛰어난 중년의 뇌》에서 "중년의 뇌는 스무 살의 뇌보다 훨씬 뛰어나다"며 최신 뇌과학의 연구 성과를 생생한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전한다.

저자는 과학적 실험 결과를 토대로 "타인의 진정한 인격을 판단할 때 젊거나 나이 든 사람보다 중년이 훨씬 뛰어나다"고 설명한다. 또 "이미 알고 있는 것과 조금이라도 관계있는 정보와 마주하면 중년의 뇌는 더 빨리 영리하게 일하면서 패턴을 분별해 논리적 결론에 도달한다"고 말한다. 한마디로 중년의 뇌는 이전보다 더 날렵하고 침착하며 유연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11개 장에 걸쳐 첨단 뇌 스캔과 심리학적 검사로 최근 발견된 사실들을 보여준다. 중년이 되면 주의력은 떨어지지만 뇌 백색질의 지속적인 성장은 문제 해결 기술과 패턴 인식 능력,지혜를 증대시킨다는 것.특히 중년의 위기를 상징하는 '빈둥지증후군'이 잘못된 실험 결과임을 증명하는 대목은 매우 흥미롭다.

저자는 뇌를 최고 상태로 유지하는 식습관 생활습관 놀이법 등을 소개하면서 노화하는 베이비붐 세대에 반가운 낙관주의를 전한다. "뇌도 가꿔야 한다. 중년의 뇌를 어떻게 쓰는가가 노년의 뇌 능력을 결정한다. "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