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WEF ·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경제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을 글로벌 경제의 주요 리스크로 지목했다.

2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폭등하는 식량 및 에너지 가격 때문에 신흥국에서 정권이 위협받는 상황이 더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다보스 현지에서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상당수 신흥국의 경우 식량과 에너지 가격 상승이 소비자들이 느끼는 물가 부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들 가격이 오를 경우 높은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이 최근 튀니지처럼 체제 전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포럼에 참석한 리다오쿠이 중국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도 "중국은 인플레를 막기 위해 올 1,2분기에 계속해서 금리를 인상하고,연 5%의 위안화 가치 절상을 용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WEF에 참석한 다수 전문가들이 상품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를 경제 성장을 가로막는 최대 요인으로 꼽았다"고 보도했다. 라구람 라잔 미국 시카고대 교수는 "너무 많은 나라들이 인플레의 영향을 간과한 탓에 긴축정책으로 선회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라드 라이온즈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에는 저금리가 아닌 폭등하는 상품가격이 세계 경제를 강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올해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세 갈래로 나뉘어 나타나는 이른바 '스리 스피드(three-speed)' 성장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주민 IMF 특별 고문은 WEF에서 "올해 신흥시장 경제가 6% 이상 성장하고 미국도 3%의 성장률을 나타낼 것"이라며 "반면 유로존은 2% 미만의 성장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진 시장과 신흥시장 두 갈래로 나뉘던 기존의 성장 형태가 세 그룹으로 나뉜다는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과 신흥시장 간 경제회복 속도가 극명한 차이를 보이면서 세계 경제에 새로운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