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와 중국 베이징 간 하늘길이 열린다. 대한항공의 반대로 2년여를 끌어온 양국 도심공항 간 항공편이 새로 생기게 된다.

국토해양부는 28일 베이징 항공당국과 최종 담판을 갖고 김포~베이징 노선 개설에 합의할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김포~베이징 셔틀 노선은 연내 최대 주 14회로 운영될 전망이다.

◆'베 · 세 · 토' 항공노선 완성

국토부 관계자는 이날 "2년을 넘기기 전에 김포~베이징 노선 개설을 28일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베이징에 배정된 노선(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각 7회)을 김포~베이징으로 전용하는 방안을 확정지을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베이징공항의 슬롯(비행기가 댈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 추가 운수권을 배정할 수 없다고 설명해왔다. 김포와 베이징을 잇는 신규 노선 문제는 2009년 1월 한 · 중 항공회담을 통해 제기됐다. 그해 7월 일본도 하네다~베이징 노선을 요청했다. 쉽게 풀릴 것 같았지만 2009년 10월 중국이 하네다~베이징 노선(일 4회)만 우선 개설하기로 결정하면서 문제가 꼬이기 시작했다.

실타래를 풀기 위해 작년 4월 국토부는 2차 한 · 중 항공회담을 재개,인천~베이징 노선 가운데 일부를 김포~베이징으로 돌리는 방안을 제안했다. 중국 정부도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대한항공이 반대해 답보 상태에 빠졌다. 대한항공은 인천~베이징 노선의 주 7회를 김포~베이징으로 돌릴 경우 인천~베이징 시장에서 아시아나항공에 밀릴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천~베이징 노선은 각각 주 18회,주 24회다. 베세토(베이징 · 서울 · 도쿄)를 연결하는 노선은 미해결 상태로 빠졌다.

◆국제선 복수공항이 대세

김포~베이징 노선에 대한 필요성은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줄곧 제기돼 왔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187만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9.5% 증가했다. 2009년 8월 한 · 일 양국은 중국인에 대한 입국 비자 요건을 대폭 완화하기도 했다. 일본 정부가 하네다~베이징 노선 개설에 나선 이유다.

국토부가 더욱 주목하는 대목은 일본 중국이 도심에 있는 공항 활용에 혈안이 돼있다는 점이다. 일본은 작년 10월 국내선 전용이던 하네다공항을 32년 만에 국제공항으로 승격시키면서 명칭도 도쿄국제공항으로 바꿨다. 2007년 3월부터 작년 9월까지 터미널과 활주로 등에 쏟아부은 돈만 총 5985억엔( 8조2000억원)에 달한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상하이 훙차오공항에 작년 3월 활주로 및 여객청사 신설을 완료,국제선 운항을 확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베이징 역시 신규 공항을 건설해 복수 공항을 운영할 계획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13억 인구의 중국과 세계 최고의 구매력을 가진 일본 사이에서 김포공항이 허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