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리테일 사업을 강화해 국내 10대 증권사로 진입하는 초석을 다지겠습니다"

정회동 NH투자증권 대표이사(사진·56)는 한국경제신문의 온라인미디어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청사진을 밝혔다.

정 대표는 "대형 증권사로 도약하기 위해 브로커리지(위탁매매), 특히 리테일(지점영업)부문에서 발군의 성장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며 "고객 기반을 확고히 다지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증권사 수익의 기본인 리테일 사업부가 탄탄해야 다른 사업과 연계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기초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일부 증권사들이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 신규 사업은 당장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는 매체별 약정 비중이 있어 아직까지 10%를 넘어가는 회사가 없다"면서 "향후 1~2년간은 우선 HTS(홈트레이딩시스템)를 근간으로한 리테일 고객 확충을 우선적으로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고객 저변 확대를 위한 방편으로 그는 자문사와 연계한 랩 어카운트 상품 출시를 꼽았다.

정 대표는 "개인 자금이 과거처럼 독자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랩 상품 등을 통해 집단화되고 있다"면서 "과거 펀드상품에 유입됐던 자금이 지금은 랩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자문사 연계형 랩 어카운트 잔고는 5조원을 돌파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부터 자문사 연계형 랩 어카운트 상품을 팔고 있다. 현재 이 증권사를 통해 유입된 랩 자금의 규모는 약 50억원이다.

정 대표는 "창의·AK·가울·토러스투자자문 등 8개사와 연계된 상품을 출시해 판매잔고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후발주자로서 올해 랩 어카운트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오는 3월말까지 500억원을 모집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고객과의 관계를 더욱 긴밀히 하기 위해 오프라인 점포 확대와 이전에도 공을 들이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포항점을 새로 오픈하면서 지점이 34개로 늘어났다"면서 "아직 대형 증권사에 비해 크게 부족하나 연내에 40개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점 확장과 더불어 이전도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정 대표는 "잠실역 주변에 있던 잠실지점을 삼성역 인근으로 옮겼다. 지점 이전 이후 중위권을 기록하던 이 지점의 실적이 전체 1위(본사 영업부 제외)로 개선됐다"고 전했다. 잠실지점의 목표달성률은 이 증권사의 전체 지점에서 3위를 기록했다.

그는 "이러한 사례는 지점의 확장과 더불어 지점 이전을 통해서도 수익의 확대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수익성의 담보 없이 점포를 우후죽순처럼 만들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브랜드 강화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그는 "회사의 네임밸류가 대형 증권사에 비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취임 이후 브랜드 강화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브랜드 강화가 이뤄지면 금융회사의 핵심인 맨파워도 자연스럽게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정 대표는 1956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LG투자증권 지원총괄 부사장과 흥국증권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