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펀드의 수익률 상승세가 가파르다.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강세로 에너지 관련 기업이 많은 러시아 증시가 최근 랠리를 펼친 덕분이다. 경기회복으로 올해 원자재 가격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러시아펀드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연초 이후 수익률 1위

러시아펀드는 올 들어 2.54%의 수익을 내며 해외펀드 중 가장 좋은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로 중국 등 신흥국 증시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해외주식형 펀드가 평균 1.28% 손실을 내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양호한 성과다. 3개월 수익률은 11.64%,6개월은 22.97%에 달한다.

러시아펀드의 상승세는 유가와 원자재 가격 강세가 이끌었다는 평가다. 런던 석유거래소(ICE)의 북해산 브렌트유 3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배럴당 97.39달러(27일 기준)로 올 들어 2.78% 올랐다. 3개월 상승률은 17.01%다. 덕분에 러시아RTSI지수는 올 들어 7.97% 급등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증시에 상장된 기업 중 절반 이상이 에너지 관련 기업인 만큼 국제유가 및 원자재 가격 강세가 러시아펀드의 수익률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펀드 별로는 '미래에셋러시아업종대표1A'가 올 들어 4.24%의 수익을 내며 가장 성적이 좋다. 'KB러시아대표성장주A'도 4.23%의 수익을 내며 뒤를 이었고 '하이러시아플러스1C1'(4.11%),'미래에셋맵스인덱스로러시아C-e(3.20%),'우리러시아익스플로러1A1'(3.08%) 등도 수익률이 좋다. 양호한 수익률 덕분에 자금 유입도 꾸준한 편이다. 올 들어 러시아펀드로 705억원이 순유입됐다. 반면 같은 기간 해외주식형 펀드에서는 7318억원이 순유출됐으며 브릭스 국가인 브라질(-152억원) 인도펀드(-104억원)에서도 순유출이 이어졌다.


◆변동성 큰 만큼 분산투자해야

전문가들은 러시아펀드가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지만 신흥국 증시의 특성상 변동성이 큰 만큼 지나치게 편입비중을 높이지 말 것을 조언했다. 실제로 러시아펀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한 해 78.40%의 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형 펀드가 평균 44.80%의 손실을 본 것을 감안해도 지나치게 손실폭이 컸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경기회복세에 가장 큰 수혜를 입는 원자재 관련 기업들이 많은 데다 국제유가도 고공행진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아 러시아펀드의 강세가 기대된다"며 "하지만 변동성이 상당히 큰만큼 공격적인 성향의 투자자가 아니라면 분산투자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