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사상최대 실적 행진] 삼성전자, 휴대폰사업 캐시카우로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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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출 150조 시대
'스마트 大戰' 갤럭시S가 효자
반도체 영업이익 10조 돌파…D램社 전체 이익과 맞먹어
'스마트 大戰' 갤럭시S가 효자
반도체 영업이익 10조 돌파…D램社 전체 이익과 맞먹어
"휴대폰이 되살아났다. "
삼성전자가 28일 발표한 작년 실적의 하이라이트는 반도체와 휴대폰이다. 반도체 부문의 연간이익은 10조원을 넘어서며 전 세계 어떤 메모리반도체 회사도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을 입증했다. 4분기엔 반도체 가격 급락에도 1조8000억원의 이익을 거뒀다.
휴대폰 부문은 4분기에만 1조4400억원을 벌어들이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휴대폰이 다시 삼성전자의 캐시카우 자리에 복귀한 것이다. 갤럭시S를 통한 휴대폰 사업 부활은 삼성전자가 미래 스마트 전쟁에 필요한 다양한 병기를 장착하고 있음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갤럭시S를 통해 보여준 스마트 경쟁력
상반기까지만 해도 삼성은 스마트폰 경쟁에서 밀릴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했다. 애플,노키아,림(RIM)은 물론 대만의 HTC에도 뒤처졌기 때문이다. 반전의 계기는 작년 3월 복귀한 이건희 회장의 질타였다. 이 회장은 "최고의 제품은 아니더라도 경쟁제품과 비슷한 수준으로라도 서둘러 따라잡아라"고 주문했다. 그리고 삼성은 6월 갤럭시S를 내놨다. 갤럭시S는 6개월 만에 1000만대가 팔리며 휴대폰 사업부(통신)의 실적개선을 이끌었다.
8조~9조원 사이를 오가던 매출은 작년 3분기 11조원을 넘어섰고 4분기에는 12조1100억원을 기록했다. 이익도 2분기 6300억원에서 3분기 1조1300억원,4분기 1조4400억원으로 급증했다. 작년 연간 휴대폰 판매량은 2억8000만대로 2009년에 비해 23% 급증했다.
갤럭시S를 앞세워 단숨에 스마폰 시장의 강자로 복귀한 것은 물론 삼성전자 특유의 '빠른 추격자 전략'이 살아있음을 보여줬다. 이는 앞으로 펼쳐질 모바일시대에 필요한 사업 포트폴리오는 모두 갖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삼성은 스마트폰과 태블릿,노트북 등 완제품뿐 아니라 주요 부품까지 일괄사업체제를 갖추고 있다. 중앙처리장치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모바일D램,낸드플래시를 직접 생산하고 있고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는 AMOLED를,삼성SDI는 배터리를 갤럭시S에 납품하고 있다. 이들 부품은 모두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반도체 회사의 위력
작년 상반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가 세운 전략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메모리업계에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강자의 위치를 확고히 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메모리 업계 치킨게임이 다시 일어나면 조기에 판세를 결정짓자'는 것이었다. 이 전략은 적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는 작년 한 해 10조1100억원의 이익을 냈다. 삼성을 제외한 모든 D램업체의 이익을 합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익뿐 아니라 D램시장 점유율도 2009년 말 33%에서 작년 말에는 40% 초반대로 올라섰다. 이런 추세로 가면 올 연말이면 50%에 육박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4분기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 반도체 영업이익은 1조8000억원에 그쳤다. 표면적으로는 전 분기 3조4200억원에 비하면 크게 줄었다. 그러나 세계 D램 업체 중 삼성전자 외에 4분기 흑자를 기록한 회사는 하이닉스와 미국의 마이크론 정도밖에 없다. 수익과 점유율 두 마리 토끼를 잡음으로써 '철옹성을 쌓고 치킨게임을 조기에 끝내겠다'는 전략은 착착 이행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전략에 견디다 못한 일본 엘피다는 대만업체와의 제휴,D램가격 인상이라는 카드를 들고 나왔지만 시장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TV와 LCD 사업부 가격하락으로 부진
TV와 생활가전을 맡고 있는 디지털미디어 부문은 생활가전의 부진으로 4분기 17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TV사업 자체로만 보면 치열한 경쟁과 가격하락에도 5년 연속 세계 1위를 기록하며 1000억원대의 흑자를 냈지만 생활가전 부문의 적자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작년 삼성전자는 세계시장에서 TV 3900만대를 판매했다.
TV시장의 영향을 받은 LCD사업부의 4분기 이익도 1100억원에 그쳤다. 이마저 1000억원이 넘는 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되는 SMD의 실적이 지분법 평가이익으로 포함돼 있어 거의 손익분기점 수준의 실적을 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LCD사업부는 연간으로 1조9900억원의 이익을 내며 삼성전자의 사상 최대 이익창출에 기여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