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외국인 순매수가 둔화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순매수가 여전히 증시 상승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유럽재정안정기금의 첫 채권 발행 성공 등으로 유럽 위기에 대한 우려가 감소한 것이 달러 약세(유로 강세)로 이어지면서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2010년 5월 유럽발 재정위기 우려가 6월부터 가라앉으면서 달러 약세 현상이 이어졌다. 이는 원 · 달러 환율의 하락(원화 강세)을 야기하면서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 자금이 국내로 몰렸다. 같은 현상이 현 시점에서도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2차 양적완화 완주' 의지 역시 달러 약세를 이끄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2차 양적완화로 달러 유동성이 풍부해지더라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이머징 시장으로 유입되는 유동성 규모는 1차 때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09년 이후 꾸준한 우위를 기록했던 이머징아시아 기업들의 순이익 증가율이 올해부터 미국 기업의 순이익 증가율을 밑돌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비록 아시아이머징 전체적으로 외국인 자금의 유입 규모가 줄어든다고 해도 코스피시장으로 유입되는 외국인자금 규모는 꾸준히 유지될 것으로 판단한다. 수출주의 비중이 높은 코스피시장의 특징 때문이다. 2011년 들어 아시아 증시 가운데 대만과 한국 증시만이 외국인 순매수 기조가 이어지는 것은 대만과 한국 증시의 정보기술(IT) 비중과 관련이 있다.

미국의 경기 회복과 함께 IT 관련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이는 경기 회복을 바탕으로 한 IT기업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크다는 것을 반영한다. 한국 및 대만 증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IT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도 상향 조정되면서 외국인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긍정적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구희진 <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