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화저축은행 영업정지로 후순위채 투자에 대한 불안이 커진 상황에서 증권사들이 잇달아 후순위채 발행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동양종금증권이 이날 1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에 성공한 데 이어 미래에셋증권도 내달 10일 2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한다. 작년 11월26일에는 대우증권이 2400억원 규모로 후순위채를 찍어냈다. 이들 모두 만기가 5년6개월이다. 이 밖에 1~2개 증권사가 추가로 후순위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들이 후순위채 발행에 나서는 것은 금리가 더 올라가기 전에 장기 저리의 자금을 조달해 재무건전성 감독 기준인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을 높이기 위해서다.

기승찬 동양종금증권 자금팀장은 "5년 이상인 후순위채 발행에 성공하면 발행금액의 100%를 자본으로 인정받아 NCR 개선 효과가 있다"며 "증권사로선 IB(투자은행) 업무를 적극적으로 하기 위해 NCR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동양종금증권 후순위채(신용등급 A0)는 연 수익률 6.50%의 월이자 지급식으로 지난 25~26일 이틀에 걸쳐 청약을 받았다. 삼화저축은행 후순위채 투자자의 손실 가능성 때문에 발행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도 있었으나 청약금액만 5627억원이 몰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경쟁률은 3.75 대 1이었다.

미래에셋증권도 후순위채 발행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후순위채는 2016년 8월10일 만기로 발행금리는 연 5.90%다. 기존 증권사나 은행 후순위채와 같이 매월 이자를 지급한다. 청약일은 2월8~9일.미래에셋증권 전 지점과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을 통해 청약을 받는다.

미래에셋증권 신용등급은 AA-,후순위채 등급은 A+다. 이용규 미래에셋증권 상품기획팀장은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4%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데다 매월 확정이자가 지급된다는 점에서 은퇴에 대비하거나 보수적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후순위채는 삼화저축은행처럼 발행 회사가 파산이나 회생절차 등에 들어갈 경우 일반 채권에 비해 원리금 상환 순위가 밀린다. 해당 후순위채의 원리금 상환으로 인해 NCR이 100%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만기 때 원리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투자 기간이 길수록 리스크가 크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통상 증권사 후순위채들이 거래소에 상장돼 현금화할 기회를 주지만 초기에는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편이다. 후순위채를 팔 경우도 시장가격이 유통수익률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금리가 오를 경우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