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들이 참고서 살펴보니] "주식 매력 높아졌다"…증시로 몰려드는 '스마트 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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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펀드내 신흥국 비중 2015년 25%로 늘어날듯
기업 이익의 질 크게 높아져 국내 시장 저평가 해소될 것
'고위험 고수익' 추구 헤지펀드 전략 바꿔 안정적 수익 노려
기업 이익의 질 크게 높아져 국내 시장 저평가 해소될 것
'고위험 고수익' 추구 헤지펀드 전략 바꿔 안정적 수익 노려
글로벌 자산시장에서 '스마트머니'의 흐름은 초미의 관심사다. 시장 상황에 따라 큰 수익을 찾아다니는 스마트머니는 자금력과 정보력을 무기로 일반 개인투자자들을 한발 앞서간다. 자산관리 전문가인 프라이빗뱅커(PB)들의 최근 워크숍에서도 그 행보는 화두가 됐다.
단서 중 하나는 올해 주식에 대한 매력도가 크게 높아졌다는 점이다. 황성택 트러스톤자산운용 대표는 "스마트머니를 앞세운 풍부한 유동성이 주식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며 "선진국 자금이 신흥국으로 활발하게 이동하면서 국내 시장의 저평가가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헤지펀드 등 큰손들은 안정적 수익을 노리는 '절대수익형' 전략 비중을 늘릴 것으로 내다봤다.
◆주식의 매력이 높아지는 시대
투자자산으로서 주식의 매력이 높아진 이유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황 대표는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 속에 유동성이 확대됐고 특히 국내 기업의 이익의 질이 크게 높아졌다"며 "가계의 금융자산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가계 자산에서 금융자산 비중이 20.4%에 머물러 미국(64.9%) 일본(58.7%)에 비해 아직 낮다. 특히 주식관련 투자는 가계 자산의 5%에 머물러 있는데,이들이 증시에 본격적으로 유입될수록 '주식의 시대'가 돌아올 가능성은 높다.
실제로 최근 자문형 랩어카운트를 앞세운 개인들의 스마트머니가 증시로 뛰어들면서 지수 상승을 이끄는 모습이다.
황 대표는 "실질금리 마이너스권에서 장기 투자자금의 주식편입은 필연적"이라며 "실질금리가 반등하는 시기에 특히 주식형으로 자금 유입이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이 주식비중을 확대하는 등 연기금의 매수 여력이 높아지고 있고 퇴직연금이나 변액보험을 통한 주식수요도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선진국에서 신흥국 자금 흐름은 계속
선진국도 마찬가지다. 금융위기의 진원지였던 미국의 경우 가계부채 부담률이 감소하는 한편 저축률은 5~6%로 높아졌다. 미국 민간고용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개선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심리를 높이고 있다.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향하는 자금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에 따르면 글로벌 펀드 내 신흥국 비중은 16%에서 2015년 25%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국가별 국내총생산(GDP) 합계에서 신흥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33%에서 2013년 37%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금 유입에 힘입어 올해 코스피지수는 2300~2400선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내 기업의 뚜렷한 질적 개선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주가 리레이팅(재평가)을 유도할 것이라는 얘기다.
◆주식 '롱-쇼트' 인기…절대수익 추구
스마트머니의 전략에도 변화가 예상됐다. 예전에는 고위험 · 고수익 상품을 선호했지만 점차 저(중)위험 · 저(중)수익 상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황 대표는 "인플레이션 심리가 높아진 가운데 세계 경기가 본격적인 상승 사이클을 타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 절대수익 전략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헤지펀드가 대표적이다.
과거 헤지펀드는 주가 · 환율 등 경제변수의 방향성에 투자하는 매크로 전략을 주로 썼다.
하지만 최근 헤지펀드들은 절대수익 전략, 그중에서도 롱-쇼트(long-short) 전략을 가장 많이 쓴다. 이는 매수(롱)와 매도(쇼트)를 동시에 구사해 펀드의 매입자산과 매도자산을 동일하게 유지하는 전략이다.
주식을 매수하는 동시에 공매도하거나 현물과 연계된 선물,옵션을 매도해 차익을 얻는다. 시장 변화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게 특징이다.
헤지펀드 활성화에 대한 금융당국의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국내에서도 헤지펀드에 대한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펀드자금이 자문형 랩어카운트로 이동했듯이 헤지펀드를 향한 자금이동도 멀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스마트머니의 움직임도 헤지펀드를 빼놓고 생각할 수 없는 때가 올 것이라는 의미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