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과 함께하는 1기업 1나눔] (58) "제품 사진은 이렇게" 독립유공자 후손에 창업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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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8) SKT '11번가'
독립만세!
사진찍기·마케팅·택배관리…쇼핑몰 창업 8주간 교육
매월 홈피 통해 독립운동 소개…자선 경매 수익금 전달도
대학생 창업 아이디어 모집…영농후계자 창업 지원 꾸준
독립만세!
사진찍기·마케팅·택배관리…쇼핑몰 창업 8주간 교육
매월 홈피 통해 독립운동 소개…자선 경매 수익금 전달도
대학생 창업 아이디어 모집…영농후계자 창업 지원 꾸준
"온라인쇼핑몰에선 상품의 색감을 전달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제품 사진을 찍을 땐 화이트밸런스(카메라의 색 균형을 미리 조정하는 것)를 꼭 맞춰 주세요. "
서울 신대방동 SK텔레콤 11번가 3층 스튜디오에선 지난 24일 '11번가 독립유공자 후손 창업교육'이 한창이었다. 이날은 수강생들이 앞으로 온라인쇼핑몰에서 판매할 제품의 사진을 찍는 방법에 대한 수업이 진행됐다. 17세에서 60세에 이르는 13명의 학생들은 강사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촬영법을 익혔다. 샐러리맨 생활을 하다 6년 전 귀농한 뒤 부인과 함께 농산품 전문몰을 준비하고 있는 신성천씨(60)는 "디지털 일안 반사식 카메라(DSLR)에 익숙지 않지만 강사님의 설명을 듣고 직접 사진을 찍어보니 자신이 붙는다"며 "교육을 열심히 받아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온라인몰에서 팔고 싶다"고 말했다.
강의를 맡은 김명란 인터넷비지니스전문강사협회 부회장은 "독립유공자 후손을 가르친다고 생각하니 자부심이 생긴다"며 "수강생들도 열정을 갖고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해 몰입도가 높다"고 전했다.
◆회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하자
11번가는 지난 10일부터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대상으로 창업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에서 신청한 독립유공자 후손 13명이 매주 월요일 3시간씩 온라인쇼핑몰 창업을 위한 교육을 받는다.
수강생들은 이날 진행된 사진교육을 비롯해 마케팅,제품매입,택배관리 등 온라인쇼핑몰 운영자로 활동하기 위한 전반적인 과정을 오는 3월7일까지 8주 동안 배운다. 교육을 마친 수강생들은 향후 11번가의 지원을 받아 직접 온라인쇼핑몰을 창업하게 된다.
3 · 1운동 때 경기도 김포에서 만세운동을 주도한 최우석 선생의 손자인 최인범씨(32)는 "11번가에서 쇼핑을 하다 우연히 독립유공자 후손을 위한 교육을 실시한다는 안내문을 보고 지원했다"며 "지금 운영 중인 태권도장과 결합해 건강과 관련된 각종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성천씨의 부인인 이선진씨(54)는 "아직까지는 지인들에게 알음알음으로 농사 지은 채소를 판매한 게 전부였다"며 "판로를 잘 뚫으면 농사로도 사업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홍삼식 마케팅본부장은 "오픈마켓인 11번가의 특색을 살려 독립유공자 후손들에게 가장 직접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찾던 중 창업교육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해외 후손 초청 행사도 열어
SK텔레콤 11번가는 지난해 8월 국가보훈처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본격적으로 독립유공자 돕기에 나섰다. 지난해 광복절엔 중국 미국 영국 일본 등에서 한국을 찾은 30명의 독립유공자 후손들에게 모시로 만든 여름 한복을 선물하고 한식을 대접하는 행사를 열었다. 당시 행사를 진행했던 전현주 브랜드전략팀장은 "조상들의 옷을 입는다는 생각에 많은 분들이 감격스러워했다"며 "떡으로 만든 우리나라 대형 지도에서 고향을 찾으면서 즐거워하던 어르신들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부터 해외에서 영주귀국한 후손 가운데 매월 한 명에게 지원금 500만원을 전달하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전 팀장은 "태풍 곤파스로 날아간 옥탑방 지붕을 수리했다는 분도 있었고 자녀들과 단칸방에 살다가 지원금 덕분에 두 칸짜리 방으로 옮길 수 있었다며 감사해 하던 분도 계셨다"고 전했다.
작년 11월엔 11번가 모델인 2NE1을 비롯해 탤런트 구혜선씨와 SK나이츠 선수단의 애장품으로 자선경매 행사도 열었다. 모금된 수익금으로 해외에서 영주 귀국한 독립유공자 후손 13명에게 쌀을 40㎏씩 전달했다.
오픈마켓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독립유공자 후손 돕기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11번가 회원들이 보유하고 있는 칩과 포인트를 기부 받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며,독립유공자 후손들의 이야기를 홈페이지에 매월 소개해 독립운동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 노력하고 있다.
11번가와 독립운동가 후손 지원사업을 함께 추진하고 있는 국가보훈처의 채순희 사무관은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오픈마켓이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지원하는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며 "이런 분위기가 다른 분야로도 확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청년실업 해결 위한 지원 프로그램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e-Biz 창업지원단'을 만드는 등 청년실업 문제 해결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8월 연세대 성균관대 동국대 숭실대 등 전국 20여개 대학과 산 · 학 협력 제휴를 맺고 작년 가을학기부터 '11번가 창업아카데미'를 진행하고 있다. 또 '대학생 창업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어 온라인쇼핑몰 창업을 통한 청년실업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지식경제부 산하 녹색성장진흥원과 함께 영농후계자들의 온라인 창업 지원에도 나섰다. 11월과 12월엔 경상권 전라권 중부권 등 3개 권역에서 100여명의 영농후계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했다. 올 상반기엔 이를 9개 권역으로 확대해 5000여명의 영농업자를 지원할 계획이다.
작년 12월엔 '도서11번가'의 책 400권과 임직원들이 기증한 도서 700권을 모아 1100권을 부산의 '고맙습니다 글마루 작은 도서관'에 전달했다. 이 회사는 2008년 설립 이래 연탄 배달,사랑의 도시락,태안 봉사활동 등 모든 직원이 참여하는 사회공헌 활동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이준성 11번가 대표는 "대한민국을 위해 애쓴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지원해 토종 오픈마켓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자 했다"며 "앞으로도 유공자들의 애국심과 희생정신을 이어받자는 의미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