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영등포구청 아트센터전시실에서 지난 28일 가진 여의전략정비지구 개발계획안 주민설명회.목화아파트 주민 김모씨(59)는 설명회장 앞 복도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복도에는 김씨처럼 설명회장에 들어가지 못한 주민들로 붐볐다.
여의지구엔 6323채의 아파트가 있다. 서울시가 마련한 설명회장의 좌석은 500석.여의지구 개발계획안은 오세훈 시장이 지난 26일 직접 발표할 만큼 관심사였음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준비였다는 계산이 나온다. 설명회 팜플렛도 시작 전에 모두 동났다. 혹한 속에 설명회장을 찾은 1000여명의 주민들 가운데 500여명은 참석 자체가 막힌 것은 물론 궁금한 사항이나 향후 일정을 알지도 못한 채 돌아갔다.
이런 상황에서 설명회가 제대로 진행되긴 불가능했다. 전시실에 들어가려는 주민들과 막으려는 서울시청 · 영등포구청 공무원들 간 실랑이로 설명회는 중단되기 일쑤였다. 주민들은 "이렇게 성의 없는 이번 주민설명회는 무효"라고 소리를 질렀다.
서울시의 대응도 비난의 도마에 올랐다. 개발 계획에 대한 질의나 항의가 나오면 장내 마이크 크기를 높여 방해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설명회가 끝나자마자 서울시 공무원들은 자리를 떴다. 이 때문에 개발계획안을 작성한 신중진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가 대답하며 주민들을 달래야 했다. 서울시는 설명회 준비가 부족했다는 주민들의 비난이 커지자 "한 번 더 하겠다"고 했다가 행사를 1 · 2부로 나눠 진행하는 진풍경까지 연출했다.
설명회 장소 선정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영등포구가 정했다"고 해명했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여의도에서 단기간에 구할 수 있는 가장 넓은 장소가 영등포아트센터였다"며 "주민이 이렇게 많이 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제대로 준비하려 했다면 방학 중인 여의도 초 · 중 · 고교나 윤중 초 · 중교 강당,KBS 공개홀 등 얼마든지 대안이 있다"는 한 주민의 지적을 서울시와 영등포구는 되새겨야 할 듯 싶다.
김재후 건설부동산부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