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PGA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 첫날 '깜짝 선두'에 올랐던 루키 강성훈(24 · 신한금융)이 2 · 3라운드에 부진,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공동 선두 필 미켈슨,빌 하스(이상 미국)에 2타 뒤진 앤서니 김(26 · 나이키골프 · 사진)이 마지막 역전 우승의 희망을 이어갔지만,타이거 우즈(미국)는 기복 심한 플레이로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다.

강성훈은 3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인근 토리 파인스GC 남코스(파72 · 7569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 2개,보기 4개,쿼드러플 보기(기준타 +4)를 묶어 6타를 잃었다. 2라운드에서 공동 31위(4언더파 140타)로 뒷걸음질친 데 이어 이날 공동 71위(2오버파 218타)로 떨어졌다.

한국 선수들은 미국PGA투어 최장인 남코스의 거리 부담 때문에 고전했다. 양용은(39)이 5언더파 211타(공동 17위)로 선전했을 뿐 위창수(39 · 테일러메이드)와 최경주(41 · SK텔레콤)도 각각 공동 46위(2언더파 214타),공동 56위(1언더파 215타)로 중위권에 머물렀다.

기대를 모았던 강성훈은 1라운드에서 64%였던 페어웨이 안착률이 이날 36%로,아이언샷의 그린 적중률은 78%에서 61%로 떨어졌다. 첫날 320야드에 달했던 드라이버 샷 거리도 이날 심리적인 압박 탓에 302야드로 줄어들었다. 1라운드를 치렀던 북코스(6874야드)보다 695야드 긴 '남코스의 벽'을 넘어서지 못한 셈이다. 강성훈은 파4 및 파5홀에서 간신히 파를 지키기에 급급했고 스코어를 줄여야 할 파3홀(4개)에서 오히려 6타를 잃었다. 특히 16번홀(파3 · 223야드)에서 기준타보다 4타 많은 7타 만에 홀아웃을 했다.

강성훈은 "미국PGA투어 선수들이 버디를 못 잡아도 절대로 보기를 하지 않는 게 투어에서 살아가는 원동력"이라며 "선수들은 라운드가 진행될수록 더 높은 기량을 발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승은 장타자들의 싸움으로 압축됐다. 마스터스 토너먼트 우승 이후 10개월 만에 정상 탈환을 노리는 필 미켈슨과 지난주 봅 호프 클래식 연장전에서 우승을 놓친 빌 하스가 12언더파 204타로 공동 선두를 달렸다. 미국PGA투어 최장타자인 버바 왓슨과 헌터 메이헌(이상 미국)이 1타 차 공동 3위(11언더파 205타)로 선두를 바짝 추격했다.

앤서니 김은 중간 합계 10언더파 206타로 단독 5위에 이름을 올렸고,우즈는 공동 24위(4언더파 212타)에 그쳤다. 이틀째 선두를 유지한 하스는 이날 17번홀(442야드)에서 3번 아이언으로 250야드 가까이 날리는 장타를 뽐냈다.

샌디에이고 출신인 미켈슨은 "남코스는 도전에 대한 보상이 따라주지 않는다"면서 "안전하게 플레이하는 쪽을 택한 것이 좋은 성적으로 돌아왔다"며 만족해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