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반 동안 한국영화 다보며 투자 감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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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수 대성창투 대표, 제작 참여한 '시크릿 가든'도 히트
"돈을 벌면서 회사도 알리고,한류 확산에도 기여할 수 있으니 엔터테인먼트 투자는 1석3조인 셈이죠."
지난 22일 선풍적인 인기 속에 스페셜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린 드라마'시크릿 가든'에 투자한 서학수 대성창업투자 대표(48 · 사진)의 말이다. 벤처캐피털 가운데 이 드라마에 유일하게 참여한 대성창투는 지난해 드라마펀드를 결성한 뒤 첫 작품으로 시크릿 가든을 골랐다. 모두 25억원을 투자해 향후 해외 판매 수입의 일부를 배분받는다.
엔터테인먼트 투자 전문가로 유명한 서 대표는 "영화는 할리우드의 영향력이 워낙 커 해외 시장에서 팔기엔 한계가 많다"며 "한류를 바탕으로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 판로가 탄탄한 드라마가 해외 진출에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대한증권(현 교보증권) 경제연구실을 거쳐 산은캐피탈의 전신인 한국기술금융에서 10년 동안 벤처투자 업무를 담당했다. 2000년부터 3년간 마일스톤벤처투자 대표를 맡으면서 20여개 업체에 투자해 그중 우주일렉트로닉스,엘앤에프,액토즈소프트 등 11개 업체가 상장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대주주가 투자금 회수를 위해 2002년 창투사 사업권을 반납하자 2003년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났던 그는 2004년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의 요청으로 대성창투 CIO(최고투자책임자)로 컴백했다. 서 대표는 "CIO를 맡기 전에 영화펀드가 하나 결성돼 있었다"며 "엔터테인먼트 쪽엔 문외한이라 처음 1년6개월간 휴일마다 상영 중인 한국 영화를 죄다 보며 '감'을 익혔다"고 말했다. 그는 "개봉 첫날 한 번 본 뒤 극장에서 내리기 직전에 다시 보면서 인기 공식을 파악했다"며 "마냥 웃기는 것만이 아닌 메시지가 담겨 있고 아픔이 느껴지는 영화가 우리 관객들에게 어필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대성창투는 208%의 수익을 올린 '가문의 위기'를 비롯해 '말아톤(128%)' '미녀는 괴로워(116%)' '괴물(90%)' '웰컴 투 동막골(88%)' '작업의 정석(62%)' '타짜(57%)' 등에서 50%를 웃도는 수익률을 거뒀다. 영화와 드라마 외에 음악과 게임에도 투자하고 있다.
회사의 이름은 영화와 드라마로 널리 알렸지만 벤처 투자 실적은 더 좋았다. 대성그룹 편입 전인 대구창투 시절부터 따지면 청산된 12개 펀드가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냈을 정도다. 서 대표가 취임 직후 투자를 결정한 터치패널 전문 업체 디지텍시스템스는 3년 만에 2708%라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서 대표는 "제품 개발이 늦어지며 기존에 투자한 창투사들마저 외면하던 때였지만 기술력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디지텍시스템스에서 성공을 거둔 직후 같은 업종의 모린스에 15억원을 투자해 2년 만에 52억원을 벌기도 했다.
서 대표는 "30대 초반에 20억원을 투자한 회사가 기업공개 직후 부도를 낸 적이 있다"며 "이를 계기로 서류가 아닌 직접 현장을 찾아본 뒤 투자하는 습관이 생겼고,좋은 성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벤처와 엔터테인먼트 비중을 6 대 4의 비율로 가져갈 것"이라며 "터치스크린 패널과 같은 소재 업종의 전망이 밝다"고 덧붙였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
지난 22일 선풍적인 인기 속에 스페셜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린 드라마'시크릿 가든'에 투자한 서학수 대성창업투자 대표(48 · 사진)의 말이다. 벤처캐피털 가운데 이 드라마에 유일하게 참여한 대성창투는 지난해 드라마펀드를 결성한 뒤 첫 작품으로 시크릿 가든을 골랐다. 모두 25억원을 투자해 향후 해외 판매 수입의 일부를 배분받는다.
엔터테인먼트 투자 전문가로 유명한 서 대표는 "영화는 할리우드의 영향력이 워낙 커 해외 시장에서 팔기엔 한계가 많다"며 "한류를 바탕으로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 판로가 탄탄한 드라마가 해외 진출에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대한증권(현 교보증권) 경제연구실을 거쳐 산은캐피탈의 전신인 한국기술금융에서 10년 동안 벤처투자 업무를 담당했다. 2000년부터 3년간 마일스톤벤처투자 대표를 맡으면서 20여개 업체에 투자해 그중 우주일렉트로닉스,엘앤에프,액토즈소프트 등 11개 업체가 상장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대주주가 투자금 회수를 위해 2002년 창투사 사업권을 반납하자 2003년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났던 그는 2004년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의 요청으로 대성창투 CIO(최고투자책임자)로 컴백했다. 서 대표는 "CIO를 맡기 전에 영화펀드가 하나 결성돼 있었다"며 "엔터테인먼트 쪽엔 문외한이라 처음 1년6개월간 휴일마다 상영 중인 한국 영화를 죄다 보며 '감'을 익혔다"고 말했다. 그는 "개봉 첫날 한 번 본 뒤 극장에서 내리기 직전에 다시 보면서 인기 공식을 파악했다"며 "마냥 웃기는 것만이 아닌 메시지가 담겨 있고 아픔이 느껴지는 영화가 우리 관객들에게 어필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대성창투는 208%의 수익을 올린 '가문의 위기'를 비롯해 '말아톤(128%)' '미녀는 괴로워(116%)' '괴물(90%)' '웰컴 투 동막골(88%)' '작업의 정석(62%)' '타짜(57%)' 등에서 50%를 웃도는 수익률을 거뒀다. 영화와 드라마 외에 음악과 게임에도 투자하고 있다.
회사의 이름은 영화와 드라마로 널리 알렸지만 벤처 투자 실적은 더 좋았다. 대성그룹 편입 전인 대구창투 시절부터 따지면 청산된 12개 펀드가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냈을 정도다. 서 대표가 취임 직후 투자를 결정한 터치패널 전문 업체 디지텍시스템스는 3년 만에 2708%라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서 대표는 "제품 개발이 늦어지며 기존에 투자한 창투사들마저 외면하던 때였지만 기술력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디지텍시스템스에서 성공을 거둔 직후 같은 업종의 모린스에 15억원을 투자해 2년 만에 52억원을 벌기도 했다.
서 대표는 "30대 초반에 20억원을 투자한 회사가 기업공개 직후 부도를 낸 적이 있다"며 "이를 계기로 서류가 아닌 직접 현장을 찾아본 뒤 투자하는 습관이 생겼고,좋은 성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벤처와 엔터테인먼트 비중을 6 대 4의 비율로 가져갈 것"이라며 "터치스크린 패널과 같은 소재 업종의 전망이 밝다"고 덧붙였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