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반도체 현물가격이 지난주 급등했다. 반도체 가격이 바닥을 탈출하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30일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대만 현물시장에서 1기가비트(Gb) DDR3 현물가격은 27,28일 이틀 연속 오르며 1.18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작년 12월 초 이후 가장 높은 가격으로 이틀간 상승률은 12.3%에 달했다. 지난 4월 3달러를 웃돌던 1Gb D램 가격은 이후 9개월 연속 하락하며 26일에는 1.05달러까지 내려왔다.

최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2Gb DDR3(1333㎒)는 반등폭이 더 컸다. 26,27일 연속 10%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두 달 만에 2.2달러 선을 회복했다.

이 같은 상승에 대해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 중국의 춘절 PC 수요가 탄탄한 데다 PC 부품업체들이 재고를 더 쌓으려고 하면서 반도체 가격이 큰 폭으로 뛰었다"며 "현물가격 반등은 바닥이 가까워졌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일부 PC 부품업체들이 대량 주문을 낸 것이 가격 상승의 촉매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증권시장에서는 반도체 가격 저점론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반도체업계는 유보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명호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상무는 지난 28일 실적발표에서 "D램 가격이 원가에 근접하면서 곧 저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면서도 "반등 추세가 이어질지 아니면 더 내려갈지는 여러 변수가 있기 때문에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닉스 관계자도 "이틀간의 가격 반등을 놓고 어떤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려운 시점이기 때문에 좀 더 기다려봐야 추세 전환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