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해외IPO 경쟁 과열…수수료 '반토막'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글로벌 IB들 7% 제시하는데…국내사, 3%로 낮춰 유치戰
中기업 등 65社와 주관 계약…IPO부실로 신뢰도 타격 우려
中기업 등 65社와 주관 계약…IPO부실로 신뢰도 타격 우려
외국 기업의 국내 기업공개(IPO)가 올해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국내 증권사들이 주관 계약을 맺은 외국 기업이 65개에 달하며,연내 상장계획이 잡힌 곳만 13곳에 이른다. 그러나 외국 기업을 유치하려는 증권사 간 과열 경쟁으로 IPO수수료율(공모액 대비 수수료 비율)이 2~3년 새 절반 아래로 떨어지는 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외국 기업의 국내 상장 러시
지난해 국내 증시에는 외국 기업 7곳이 상장됐다. 2007년 3노드디지탈을 시작으로 외국 기업들의 국내 IPO가 해마다 늘어 현재 18곳으로 불어났다. 올해는 국내 증시에 입성하는 외국 기업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증권사들과 IPO 주관계약을 맺은 외국 기업은 총 65개사에 달한다. 국가별로는 △중국 38개사 △미국 10개사 △일본 10개사 △기타 7개사(뉴질랜드 베트남 싱가포르 영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호주 각 1개)다.
한국경제신문이 해외 IPO 주관을 하는 23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중 구체적인 상장계획이 잡힌 외국 기업은 13곳으로 집계됐다. 해외기업 IPO 전담팀을 구성한 신한금융투자가 용풍제지 등 4곳을 연내 상장시키며,한국투자증권과 KB투자증권은 각각 2곳의 상장을 준비 중이다.
2009년까지 중국에 편중됐던 국적도 작년 뉴프라이드(미국) 코라오홀딩스(라오스) 등이 데뷔하면서 다양화되기 시작했다. 올해는 호주 의류업체 FFB(주관사 한국투자증권),싱가포르 반도체장비 업체 UMS홀딩스(KB투자증권) 등이 상장을 준비 중이다. 영국 엠비즈솔루션,교포기업 베트남 미래JSC와 인도네시아 코린도그룹도 국내 상장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IPO수수료 덤핑 조짐
문제는 외국 기업의 국내 IPO가 증권사들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인식되면서 수수료 과당경쟁이 해외에서까지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해외 기업들의 국내 상장 초기였던 2007년 증권사들은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제시하는 7% 수준의 수수료율로 외국 기업들을 유치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절반에 못 미치는 3%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같은 조짐은 작년 9월 상장한 중국 성융광전의 IPO수수료율이 4%로 책정되면서 감지됐다. 일부 국내 기업의 IPO수수료율이 1% 미만까지 추락한 데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이런 추세라면 3%선도 깨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A증권 IPO 관계자는 "중국의 한 IT기업에 한국 상장을 권유했더니 '다른 한국 증권사가 먼저 찾아와 수수료율 3%를 제시했는데 당신들은 얼마에 해 줄 거냐'고 되물어 당황스러웠다"고 전했다. 국내 증권사들이 주관계약을 맺은 외국 기업들의 명단을 감추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국증시 신뢰도 훼손 우려도
증권사들의 IPO수수료 덤핑은 자칫 부실 IPO로 이어져 증시 신뢰도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작년 연합과기가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 5개월 만에 퇴출 위기를 겪었고,중국원양자원이 갑작스런 유상증자 발표로 주가가 급락하는 등 투자자 보호 문제가 계속 불거지고 있다.
거래소는 중국에서의 과열경쟁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김봉수 거래소 이사장은 지난해 증권사 사장단과의 간담회에서 "중국 기업에만 집중하지 말고 다른 나라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유치하며 경쟁을 지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현실을 모르는 처사라는 반응이다. B증권 해외IPO 담당자는 "가까운 중국을 놔두고 다른 곳에서 대상을 찾으라는 것은 눈앞에 차려진 밥상을 걷어차라는 말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 꾸준히 트랙 레코드(취급실적)를 쌓아야 잠재력 높은 중국 자본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송종현/강현우 기자 scream@hankyung.com
◆외국 기업의 국내 상장 러시
지난해 국내 증시에는 외국 기업 7곳이 상장됐다. 2007년 3노드디지탈을 시작으로 외국 기업들의 국내 IPO가 해마다 늘어 현재 18곳으로 불어났다. 올해는 국내 증시에 입성하는 외국 기업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증권사들과 IPO 주관계약을 맺은 외국 기업은 총 65개사에 달한다. 국가별로는 △중국 38개사 △미국 10개사 △일본 10개사 △기타 7개사(뉴질랜드 베트남 싱가포르 영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호주 각 1개)다.
한국경제신문이 해외 IPO 주관을 하는 23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중 구체적인 상장계획이 잡힌 외국 기업은 13곳으로 집계됐다. 해외기업 IPO 전담팀을 구성한 신한금융투자가 용풍제지 등 4곳을 연내 상장시키며,한국투자증권과 KB투자증권은 각각 2곳의 상장을 준비 중이다.
2009년까지 중국에 편중됐던 국적도 작년 뉴프라이드(미국) 코라오홀딩스(라오스) 등이 데뷔하면서 다양화되기 시작했다. 올해는 호주 의류업체 FFB(주관사 한국투자증권),싱가포르 반도체장비 업체 UMS홀딩스(KB투자증권) 등이 상장을 준비 중이다. 영국 엠비즈솔루션,교포기업 베트남 미래JSC와 인도네시아 코린도그룹도 국내 상장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IPO수수료 덤핑 조짐
문제는 외국 기업의 국내 IPO가 증권사들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인식되면서 수수료 과당경쟁이 해외에서까지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해외 기업들의 국내 상장 초기였던 2007년 증권사들은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제시하는 7% 수준의 수수료율로 외국 기업들을 유치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절반에 못 미치는 3%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같은 조짐은 작년 9월 상장한 중국 성융광전의 IPO수수료율이 4%로 책정되면서 감지됐다. 일부 국내 기업의 IPO수수료율이 1% 미만까지 추락한 데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이런 추세라면 3%선도 깨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A증권 IPO 관계자는 "중국의 한 IT기업에 한국 상장을 권유했더니 '다른 한국 증권사가 먼저 찾아와 수수료율 3%를 제시했는데 당신들은 얼마에 해 줄 거냐'고 되물어 당황스러웠다"고 전했다. 국내 증권사들이 주관계약을 맺은 외국 기업들의 명단을 감추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국증시 신뢰도 훼손 우려도
증권사들의 IPO수수료 덤핑은 자칫 부실 IPO로 이어져 증시 신뢰도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작년 연합과기가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 5개월 만에 퇴출 위기를 겪었고,중국원양자원이 갑작스런 유상증자 발표로 주가가 급락하는 등 투자자 보호 문제가 계속 불거지고 있다.
거래소는 중국에서의 과열경쟁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김봉수 거래소 이사장은 지난해 증권사 사장단과의 간담회에서 "중국 기업에만 집중하지 말고 다른 나라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유치하며 경쟁을 지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현실을 모르는 처사라는 반응이다. B증권 해외IPO 담당자는 "가까운 중국을 놔두고 다른 곳에서 대상을 찾으라는 것은 눈앞에 차려진 밥상을 걷어차라는 말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 꾸준히 트랙 레코드(취급실적)를 쌓아야 잠재력 높은 중국 자본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송종현/강현우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