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적립식펀드 판매잔액이 15조원 넘게 급감했다.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인 상승세를 보이면서 수익을 낸 투자자들의 환매가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적립식펀드의 판매잔액은 54조2380억원으로 2009년 말(70조820억원)보다 15조8440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적립식과 거치식을 합친 펀드 전체 환매액(20조9026억원)의 75%가 넘는 액수다. 작년 7월(2조400억원)과 12월(2조960억원)에는 한 달간 2조원이 넘게 환매되는 등 적립식펀드의 판매잔액은 지속적으로 줄었다. 적립식 계좌 수도 1188만개에서 942만개로 246만개가 감소했다. 금투협 관계자는 "코스피지수가 지난해 21.88% 오르는 등 글로벌 증시의 전반적인 강세가 이어지면서 원금을 회복하거나 수익을 낸 투자자들의 환매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업권별로는 은행권의 판매비중이 여전히 높았지만 하락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의 적립식펀드 판매비중은 작년 1월 72.69%에서 12월 68.77%로 낮아졌다. 반면 증권사의 판매비중은 같은 기간 25.92%에서 29.83%로 높아졌다.

한편 작년 3분기 전 세계 펀드시장의 순자산은 23조7000억달러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2008년 3분기 · 21조7000억달러) 최고치로 집계됐다. 한국 펀드시장의 순자산 규모는 2694억달러로 2분기 말보다 165억달러 늘었으며 순위는 12위로 동일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