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 차기 회장 단독 후보가 이르면 다음 달 14일 결정된다. 5개월 가까이 이어진 신한금융 내분사태가 종착역에 다가서고 있다. 하지만 차기 회장 선출을 둘러싼 라응찬 전 회장과 신상훈 전 사장 측의 '물밑 경쟁'이 치열해 권력의 추가 어디로 기울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여기에 서진원 신한은행장이 지난 28일 실시한 대규모 인사가 '탕평'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내홍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2월8일 잠정후보군 선정

신한금융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특별위원회(특위)는 지난 2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제6차 회의를 열었다. 헤드헌팅 업체와 특위 위원들이 추천한 총 26명의 잠정후보군(롱리스트)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였다. 윤계섭 특위 위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다음 달 8일 실적 결산 이사회 후 7차 회의를 열어 최종후보군(쇼트리스트)을 정하고 14일로 예정된 8차 회의에서 면접을 통해 단독 후보를 뽑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다만 "특위에서 단독 후보를 정하지 못할 경우 21일 열릴 주총 결의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특위는 이날 26명의 잠정후보군은 공개하지 않았다. 윤 위원장은 특위 위원 본인이 후보에 포함될 경우 투표 방식에 대해 "법무법인의 유권해석을 받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신한금융 차기 회장으로는 류시열 현 회장대행과 한택수 국제금융센터 이사장 간 '2파전'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여기에 강만수 청와대 경제특보가 막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한은행 대규모 인사

신한은행은 지난 28일 정기 인사에서 17명을 본부장으로,179명을 부서장으로 승진시켰다. 또 279명의 부서장을 다른 부서나 점포로 이동시켰다. 평상시 100명 수준이던 부서장 이동 인사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동한 부서나 점포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업무를 시작하게 함으로써 신한 내분사태 이후 어수선해진 조직 분위기를 추스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강한 현장을 만들기 위해 영업력에 초점을 맞춘 것도 이번 인사의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서 행장이 취임 직후 줄곧 강조했던 '탕평 인사'와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내분사태 당시 이른바 '이백순 라인'으로 분류됐던 부서장들은 대부분 주요 부서장 자리를 유지하거나 강남 · 여의도 등 거점 점포장으로 자리를 옮긴 반면,'신상훈 라인'은 해외 파견 수개월 만에 본점으로 소환되는 등 불이익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서 행장이 조직에 해를 끼친 사람에겐 불이익을 주겠다고 언급했었다"며 "이에 비춰보면 이번 인사가 균형을 이뤘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이에 대해 "이 전 행장 쪽 사람들도 승진에서 누락되는 등 불이익을 받았다"며 이 같은 분석을 부인했다.

2006년 신한은행과 조흥은행 합병 후 5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옛 신한 출신과 옛 조흥 출신 간 인사가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도 있다.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서 3년이 넘은 본부장 중 옛 조흥 출신은 대부분 회사를 떠난 반면 신한 출신은 계약이 연장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