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승 사장의 첫 인상은 "생각보다 젊다"였다. 바로 이어진 생각은 "4살된 IBK투자증권과는 코드가 딱 맞아 떨어지겠다"는 것이었다.

2008년 설립된 IBK투자증권은 올해 할일이 많다. 그동안 구축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본격 성장에 나서야 하는 해이기도 하면서 해외 IPO시장도 적극 공략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젊은 이형승 사장과는 호흡이 척척 맞는다.

재정경제부 출신의 이 사장은 올해 한국 나이로 49살, 토끼띠다. 증권사 CEO로서는 다소 젊은 나이지만 이런 혈기왕성함을 IBK증권의 성장동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 사장은 "설립 4년차를 맞아 아직은 특정 사업부문보다 IB(투자은행)를 중심으로 전 부문의 고른 역량 강화가 목적"이라며 "중소기업 지원 강화와 함께 글로벌 IB사업 확대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내 대형 증권사도, 외국계 증권사도 너나 할 것없이 IB에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솔직히 이제 막 크기 시작한 우리 증권사가 IB시장에서 차별화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장 눈앞의 실적보다 긴 시각(long-term)으로 접근하면서 해당 기업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관계 형성을 IBK증권만의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전국의 수많은 중소기업을 고객으로 하고 있는 IBK기업은행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수 있다는 것 역시 강점으로 꼽고 있다.

다시 말해 IPO(기업공개) 시장에 만연한 수수료 덤핑에 뛰어들기보다는 IPO전부터 IPO를 거쳐, 상장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투자자와 기업이 만족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게 이 사장의 강력한 의지다.

이를 위해 지난해에는 IPO셰르파서비스를 도입하기도 했다. 산악인의 등반 과정을 지원하는 셰르파처럼 IPO 이전부터 IPO 이후 CB(전환사채), BW(신주인수권부사채)발행, M&A자문 등 전 과정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호평을 받고 있다.

이 사장은 국내 IPO(기업공개) 시장이 최소 5년간 블루오션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때문에 해외 기업들의 국내 상장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IB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세우고 있다.

올 상반기 중으로 코라오그룹과 합작으로 라오스에 증권사를 설립할 예정이며 라오스를 거점으로 태국 등 주변 동남아 자본시장 진출도 추진중이다.

해외 거래소 상장 기업들의 2차 상장(KDR 발행)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라오스 최대 민간기업인 코라오홀딩스를 지난해 코스피시장에 상장시킨 데 이어 최근에는 싱가포르 투자회사 스털링콜맨캐피탈사와 MOU체결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싱가포르 상장 기업들의 국내 증시 상장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해외 우량기업들의 Dual Listing(이중상장, 한 종목의 주식을 둘 이상의 거래소에 상장시키는 것)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해외 IPO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며 "한국거래소는 싱가포르나 호주거래소보다 유동성이 높아 2차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의 좋은 통로"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재테크 방법은 '장기 펀드 투자'라고 이 사장은 귀띔했다. 그는 "백화점과 할인점 고객 증감과 고속도로 차량 이동 증감, 해외여행객 증감 등의 경기, 체감지표로 증시를 전망해 볼 수 있다"며 "이런 지표들을 볼 때 올해 국내 주식시장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 펀드 상품으로 최대 70% 수익률을 내고 있다는 그는 개인적으로 "지금 시점에서는 중국 본토에 대한 투자가 유망하다"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