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국내 증시가 설연휴를 앞두고 큰 폭의 조정을 경험하고 있다.

단기 급등으로 기술적 부담감이 커진 시점에서 이집트 반정부 시위 확산 우려로 글로벌 증시가 하락한 점이 차익실현의 빌미를 제공한 것이다. 사흘 앞으로 다가온 긴 설 연휴도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시장 진입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증시의 대세 상승을 전망하는 '스마트머니'(smart money)는 이날의 조정을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한때 2070.32까지 추락했던 코스피지수는 개인과 연기금의 저가매수세 유입으로 오후 1시51분 현재 2080.40까지 낙폭을 축소했다.

전문가들은 기술적 부담 등으로 국내 증시의 조정요인이 많아지고 있다고 분석하지만, 여전히 매수로 대응해야할 종목들을 제시하고 있다. 이들은 조정을 경험하고 있는 연휴 전에 사서, 지갑에서 나간 명절 비용을 회수할 가능성이 높은 종목들이라고 볼 수 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자동차주들은 일본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엔화 약세 우려로 조정을 받고 있다"며 "그러나 100엔당 환율이 2007년에 800원을 밑돌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실적 모멘텀(상승동력)도 긍정적이라 저가매수할 기회"라고 말했다. 이날 원·엔 환율은 13원대 후반을 기록하고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설 연휴 이후에는 경기회복 심리가 확산될 수 있다"며 "현재 시장의 관심은 경기사이클에서 투자사이클로 넘어가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투자확대 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지금은 투하자본이익률(ROIC)가 높아진 상태여서 투자를 하면 이익이 증가하는 국면이라는 설명이다. 확대된 설비투자 계획을 가지고 있는 정보기술(IT) 업종을 추천했다.

최운선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IT 은행 보험 운송서비스 화학 등을 설 연휴 전에 사 둘 업종으로 꼽았다. 종목으로는 삼성전기 현대해상 삼성화재 신한지주 KB금융 대한항공 한진해운 LG화학 한화케미칼 등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최 연구원은 "IT의 경우 줄인 재고를 재구축하는 초기 국면에 있어 상반기에는 계속 좋을 것"이라며 "보험도 1월은 기후변화로 손해율이 높아질 수 있지만 2월 이후에는 손해율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험료과 관련한 제도 변화로 화재보험 업종이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업종도 실적개선 스토리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진단이다. 금리가 최근 가파르게 오르면서 일시적인 조정이 나올 수 있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우상향으로 봐야 하고, 턴어라운드 모멘텀은 은행업종의 호재라고 분석했다. 미국 쪽 수요가 좋아지면서 화물운송 모멘텀이 살아나고 있는 항공 해운 등 운송서비스업종도 유망업종으로 꼽았다. 화학은 중국의 건자재하향 정책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