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대백화점 신촌점 '지프' 매장에서 한 손님이 베이지색 티셔츠를 고르며 거울을 보고 있었다. 판매원 김미두씨(39)는 "고객님의 피부 색깔에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요. 이 회색 셔츠가 잘 어울릴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항상 판매사원으로부터 "잘 어울리네요"라는 말만 들어본 터여서 손님은 잠시 멈칫했으나,추천받은 옷을 입어본 뒤 맘에 든다며 바로 구입했다.

'쥬크' 매장의 판매원 김지은씨(22)는 같은 날 10벌 이상의 옷을 입어봤다. 키가 크고 '옷발'을 잘 받는 편이어서 고객이 구매를 망설일 때마다 "제가 한번 입어볼게요"라며 직접 옷을 입은 뒤 보여줬다. 그는 "평소 혼자 쇼핑할 때 남들에게 보이는 모습이 궁금했는데 고객들에게 옷을 실제로 입고 보여주니 반응이 좋았고 꽤 많은 옷을 팔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현대백화점 신촌점이 '세일슈머(세일+컨슈머)' 행사에 초청한 단골 고객이다. 이 행사는 단골이 해당 브랜드의 일일 명예점장으로 활동해 받는 일당으로 연탄을 구입,불우이웃에게 기부하는 것이다. 지난해 처음 시작해 이번이 네 번째였다. '클럽모나코''시슬리''게스' 등 영캐주얼 브랜드 40곳이 참여했으며,고객들이 받은 일당 200만원(1인당 5만원)은 연탄 4000장을 구입하는 데 쓰였다.

장필규 신촌점 영플라자팀장은 "단골 고객은 매장 직원들과 친구처럼 지내며 직접 제품을 팔아보고 싶어한다는 고객의 제안을 채택한 행사"라고 말했다.

매출 증가 효과도 있다. 장 팀장은 "작년 행사에서 '루치아노최' 일일 점장이었던 손님은 친구들을 불러모아 제품을 팔아 그날 매출이 평소 대비 300% 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