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SK가스를 인수,화학 건설 가스 3개 계열사를 이끌게 된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47 · 사진)의 행보에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 부회장은 SK케미칼 지분 10.81%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로 친형 고(故) 최윤원 회장의 아들 영근씨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더하면 지분율은 13.85%에 이른다. SK케미칼은 지난해 말 SK가스 지분 45.53%를 SK㈜로부터 넘겨받아 최대주주에 올랐으며,지난달 25일엔 SK건설 지분 7.38%를 추가 매입해 지분을 25.41%로 늘렸다. 최 부회장의 지분 9.61%를 더하면 35.02%로 지주사 SK㈜와 차이는 불과 5%로 좁혀졌다. 최 부회장은 SK건설에선 부회장과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수처리 사업 탄력 전망

SK케미칼과 건설에 이어 가스가 최 부회장 '영향권' 안으로 들어오면서 수처리 사업을 비롯한 환경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가스는 지난해 말 인사에서 SK케미칼 자회사 SK유화 대표를 지낸 정헌 사장을 선임했고 SK건설에서 경영지원부문장을 맡았던 홍순주 전무를 부사장으로 임명했다.

소재 분야가 강한 케미칼에 건설의 플랜트 시공 능력,가스의 네트워크 및 경험 등을 결합해 물 사업에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SK케미칼은 주력인 화학사업부문을 그린케미칼 비즈로 이름 바꾸고 녹색제품 소재사업을 집중적으로 키우고 있다. SK가스는 지난해 11월 당시 최상훈 사장이 중국을 방문,오수처리장 등을 방문하며 현지 수처리 시장 진출 기회를 모색했었다. SK가스 관계자는 "여러 분야에서 신사업을 찾던 중 장치산업에 강한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물 사업을 1순위로 두고 추진하게 됐다"고 전했다.

◆수처리 전문업체 태영엔텍 인수

최 부회장은 지난해 3월 태영건설의 100% 자회사였던 하수 · 폐수처리 전문업체 태영엔텍(현 엔텍) 경영에 참여하며 물 사업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SK케미칼과 건설은 각각 373억5000만원을 들여 유상증자에 참여,지분 25%씩을 확보했다.

업계에선 건설업체 가운데 수처리 사업에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 태영과 자본력을 갖춘 SK케미칼의 결합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08년 수원공장 매각 대금 등을 고려하면 SK케미칼의 자금 동원력이 1조원을 웃돌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 후 최 부회장은 윤석민 태영건설 부회장과 함께 엔텍 이사진에 이름을 올렸다. 임영문 SK케미칼 기업문화담당 상무를 감사로 파견한 것을 비롯해 SK케미칼과 SK건설에서 다수의 핵심 인력이 엔텍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회장은 평소 "훌륭한 기업가가 되기 위해 환경 사업에 무게를 두겠다"는 말을 자주 하는 등 환경 사업에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입주한 판교 신사옥을 에너지 절약 등 친환경 개념을 적용한 '에코랩'으로 짓고,사옥 내에서 종이컵 사용을 금지할 정도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