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엿새 만에 오르며 1120원대로 복귀했다.

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인 지난 28일보다 7.7원 오른 1121.5원에 장을 끝냈다. 환율은 지난 주 내내 1110원대에서 조금씩 거래 수준을 낮추며 전주대비 10원가량 하락했다. 그러나 주말 동안 국제 금융시장에서 강화된 안전자산 선호심리에 상승 압력을 받았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이집트 반정부 시위 사태에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감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지난밤 미국 뉴욕증시는 1% 이상 떨어졌다.

변지영 우리선물 외환연구원은 "이집트 사태는 중동 지역으로 더 퍼질 수 있다는 우려 심리와 그동안의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감이 맞물리면서 충격을 더했다"며 "안전통화가 강세를 나타내며 서울 환시에서 달러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고 말했다.

전일종가보다 9.2원 오른 1123원에 출발한 환율은 오르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장 내내 1121~1124.7원 사이에서 비좁게 움직였다.

지난 주 1110원대 지지력 확인에 따라 쇼트커버(달러 재매입)가 환율 상승을 부추겼지만,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이 상단을 제한했다.

장중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6900억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환율에 상승 압력을 더했다. 외국인 순매도세가 커지면서 주식 자금 환전 수요에 관련한 경계감이 커졌다고 시장참가자들은 전했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8.14포인트(1.81%) 떨어진 2069.73에 장을 마감했다.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1%대의 내림세를 기록했다. 다만, 중국 증시는 긴축재정에 대한 우려를 덜어내면서 1%대의 오름세를 유지했다.

변 연구원은 " 이집트 사태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가 진정되면, 서울 환시는 급등폭에 따른 반작용으로 소폭 내림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오후 4시 18분 현재 유로달러 환율은 1.3600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82.05엔을 기록 중이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