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에 있는 LCD모듈검사기 제조업체 지엔티시스템즈(대표 최병철)는 2006년 설립 이래 꾸준히 해외시장을 두드려 왔다. 직원은 18명에 불과했지만 제품 품질만은 자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수출 성과는 매년 10만달러를 넘지 못했다. 이런 회사에 뜻하지 않은 성과가 찾아왔다. 홍보용 전자카탈로그를 만들고 나서 지난해 100만달러 수출을 돌파했다. 회사 관계자는 "전시회에서 기술적인 내용을 플래시 영상으로 보여줬더니 해외 바이어들이 쉽게 이해했다"며 "홈페이지에서 전자카탈로그를 보고 바이어에게서 연락이 온다"고 말했다.

이 회사처럼 카탈로그를 바꿔 수출을 늘리는 중소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카탈로그에 플래시 영상을 넣거나 현지 바이어들의 취향을 고려한 디자인으로 수출 판로를 뚫고 있는 것.

기능성 한방 바이오 샴푸를 제조하는 한방명가(대표 장병수)는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해 전략을 세웠다. 한방에 생소한 일본인을 위해 한글 카탈로그보다 효능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한 설명서를 첨부했다. 회사 관계자는 "일본인이 좋아하는 단어,싫어하는 단어,자주 사용하는 문구 등을 고려한 카탈로그를 제작하는 데 4개월 이상 걸렸다"고 말했다. 지난해 일본의 한 유통업체와 12만달러 수출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한규,긴데스 등 일본 유명 백화점과 입점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

경남 창원에 있는 동양특수금속(대표 전말선)도 카탈로그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전자카탈로그를 책자 형식으로 만들어 친숙함을 높였다. 전자카탈로그는 2009년 8억원에 머물렀던 수출액을 지난해 50억원으로 늘리는 효자 노릇을 했다. 올해는 수출 100억원 달성이 목표다.

한국디자인진흥원 관계자는 "홍보 인력이나 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적은 비용으로 카탈로그만 바꿔도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중소기업청과 한국디자인진흥원을 통해 디자인개발 컨설팅을 받거나 사업비를 보조받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