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이 15년간 독점해온 인천~울란바토르 항공노선의 담합 여부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항공당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 노선의 항공요금이 비슷한 거리의 다른 노선보다 최소 30% 비싸다는 데 조사의 초점을 맞추고 지난해 10월부터 조사에 착수했다.

인천~울란바토르 항공편은 대한항공이 15년 전 취항한 이후 양국에서 각각 1개 항공사만 독점운항을 계속해오고 있어 가격은 62만8100원(유효기간 15일 항공권 기준)이다. 비슷한 거리인 인천~타이베이 노선의 가격이 비수기에 약 36만원,성수기에 약 43만원인 것에 비하면 상당히 비싸다.

운항 횟수는 2003년 이후 양국 항공당국이 합의한 대로 주6회로 묶여 있어 승객들은 만성적인 좌석 부족을 겪어왔다. 최근 2년간 탑승률도 75%를 상회하며 하계 성수기에 추가 임시편을 투입했음에도 탑승률이 83%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탑승률이 80%가 넘으면 일등석과 비즈니스석을 제외한 일반석은 모두 만석으로 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은 대한항공이 15년 전 이 노선에 처음 취항한 이후 이용객이 2003년 7만4671명에서 2008년 21만1357명으로 3배가량 급증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2005년 12월부터 매년 총 5회에 걸쳐 한 나라의 복수항공사가 운항할 수 있도록 증편을 추진했지만，몽골 정부가 강력히 반대해 현재까지도 복수운항체제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공정위는 양국 항공당국에 회담이 결렬된 이유와 배경，이 노선에서 판매되는 항공사의 항공료，운항 횟수 등에 대해 자세히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몽골노선이 국제항공협정에 따른 인가권을 벗어난 별도의 합의가 있었다면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이 이처럼 몽골노선을 독점적으로 운항할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몽골 정부와 맺어온 끈끈한 관계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2005년 몽골 대통령이 외국인에게 주는 최고 훈장인 '북극성 훈장'을 받았다. 1992년에 수상한 고 조중훈 회장에 이어 2대째다. 대한항공은 1992년 몽골에 여객기 1대를 기증했으며 매년 몽골 학생 5명에게 무상으로 유학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서기열/박동휘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