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정국 '혼돈'] 英언론 "부통령ㆍ국방장관, 무바라크 퇴진 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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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새 사망자 150여명
새 내각 구성에도 반발 여전…범야권 과도정부 구성 착수
무디스, 국가신용등급 낮춰
새 내각 구성에도 반발 여전…범야권 과도정부 구성 착수
무디스, 국가신용등급 낮춰
이집트의 반정부 시위가 1주일째로 접어들면서 극심한 사회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알 자지라 TV는 지난 25일부터 이어진 반정부 시위로 지금까지 15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이로,수에즈 등 주요 도시에서는 31일에도 시위가 이어졌다. 알 자지라 TV는 홍해 연안의 유명 휴양지 샤름 알 세이크에도 군부대가 투입됐다고 보도했다. 카이로와 홍해 연안의 또 다른 휴양지 후르가다에서는 슈퍼마켓이 털리는 등 약탈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한 야권에서는 과도정부 설립을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고 나섰다. 시위가 장기화 양상을 보이면서 정부와 군부 내에서도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집트 정부는 새 내각을 구성했지만 야권과 시위대는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이집트 국영 TV에 따르면 시위대로부터 사임을 요구받은 하비브 알 아들리 내무장관 후임에 군 출신 마흐무드 와그디가 임명됐다. 재무장관에는 사미르 모하메드 라드완이,무역장관에는 사미하 파우지 이브라힘이 임명되고,모하메드 탄타위 국방장관은 유임되면서 부총리를 겸하게 됐다.
정부가 차단한 휴대전화 서비스는 일부 재개됐지만 인터넷 접속은 원활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 내 시민단체들은 유선전화 팩스 무선라디오 등으로 외부와 연락하고 있다고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IDG는 전했다.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30일 이집트 정부 소식통을 인용,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과 탄타위 국방장관이 무바라크 대통령에게 현 상황의 유일한 타개책으로 퇴진을 건의했다고 보도했다. 부정선거 의혹을 받던 의회 해산도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바라크는 물러날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무바라크는 아흐마드 샤피크 총리를 통해 서면으로 "새 정부는 보조금 지급 유지,인플레이션 통제 등을 약속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무바라크는 군부 지도자들과도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미지근한 반응이 무바라크의 이런 '버티기'의 배경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집트 야권은 미국을 비난하면서 실력 행사에 나섰다. 엘바라데이 전 사무총장은 "미국은 무바라크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무바라크는 당장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시위대와 야권은 무바라크 퇴진에 대비,과도 정부로서 활동할 수 있는 위원회를 구성하기로 사실상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 여파는 아시아권으로까지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다. 인도 뉴델리에서는 이날 약 5000명이 정부의 부정부패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만모한 싱 총리 정부의 통신주파수 스캔들에 대해 항의하는 슬로건과 플래카드를 들고 거리를 행진했다.
한편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31일 이집트의 국가 신용등급을 'Ba1'에서 'Ba2'로 한 단계,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각각 낮췄다. 피치도 지난 28일 신용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
알 자지라 TV는 지난 25일부터 이어진 반정부 시위로 지금까지 15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이로,수에즈 등 주요 도시에서는 31일에도 시위가 이어졌다. 알 자지라 TV는 홍해 연안의 유명 휴양지 샤름 알 세이크에도 군부대가 투입됐다고 보도했다. 카이로와 홍해 연안의 또 다른 휴양지 후르가다에서는 슈퍼마켓이 털리는 등 약탈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한 야권에서는 과도정부 설립을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고 나섰다. 시위가 장기화 양상을 보이면서 정부와 군부 내에서도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집트 정부는 새 내각을 구성했지만 야권과 시위대는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이집트 국영 TV에 따르면 시위대로부터 사임을 요구받은 하비브 알 아들리 내무장관 후임에 군 출신 마흐무드 와그디가 임명됐다. 재무장관에는 사미르 모하메드 라드완이,무역장관에는 사미하 파우지 이브라힘이 임명되고,모하메드 탄타위 국방장관은 유임되면서 부총리를 겸하게 됐다.
정부가 차단한 휴대전화 서비스는 일부 재개됐지만 인터넷 접속은 원활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 내 시민단체들은 유선전화 팩스 무선라디오 등으로 외부와 연락하고 있다고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IDG는 전했다.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30일 이집트 정부 소식통을 인용,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과 탄타위 국방장관이 무바라크 대통령에게 현 상황의 유일한 타개책으로 퇴진을 건의했다고 보도했다. 부정선거 의혹을 받던 의회 해산도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바라크는 물러날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무바라크는 아흐마드 샤피크 총리를 통해 서면으로 "새 정부는 보조금 지급 유지,인플레이션 통제 등을 약속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무바라크는 군부 지도자들과도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미지근한 반응이 무바라크의 이런 '버티기'의 배경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집트 야권은 미국을 비난하면서 실력 행사에 나섰다. 엘바라데이 전 사무총장은 "미국은 무바라크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무바라크는 당장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시위대와 야권은 무바라크 퇴진에 대비,과도 정부로서 활동할 수 있는 위원회를 구성하기로 사실상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 여파는 아시아권으로까지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다. 인도 뉴델리에서는 이날 약 5000명이 정부의 부정부패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만모한 싱 총리 정부의 통신주파수 스캔들에 대해 항의하는 슬로건과 플래카드를 들고 거리를 행진했다.
한편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31일 이집트의 국가 신용등급을 'Ba1'에서 'Ba2'로 한 단계,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각각 낮췄다. 피치도 지난 28일 신용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