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길진 칼럼] 지금 당장 유언장을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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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준비가 되었다고 일찍 오지도, 준비가 안됐다고 늦게 오지도 않는다. 삶은 언제나 예측불가능하기에 매분 매초가 생의 전환점인 셈이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은 태어나는 연습, 등교나 출근은 가족과 이별하는 연습, 다시 집에 돌아와 가족과 함께 하면 만나는 연습, 잠을 자는 것은 죽는 연습이지만 이렇게 연습을 해도 정작 이별하는 순간이 찾아오면 마음의 준비가 생각보다 힘들다.
며칠 전 ‘다사모’모임에 중학교 교사인 어머니와 딸이 참석을 하였다. 50대 초반인 그녀는 남편도 교사였다고 한다. 몇 년 전 그녀가 먼저 학교에 출근한 사이에 집에 홀로 침대에 누워있던 남편이 갑자기 가슴에 통증이 와 급히 119를 불러 병원 응급실로 갔지만 도착했을 때는 이미 사망했다고 한다. 그녀는 남편의 소식을 나중에 전화로 들었다고 한다. 그녀는 말도 없이 먼저 떠난 남편을 원망하기보다, 남편을 가족의 임종도 없이 앰뷸런스 차안에서 외로이 세상을 떠나게 해서 미안했다고 눈물을 흘렸다.
사실 고통스러워하면서도 그렇게 말없이 떠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떠나는 순간에도 분명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미처 준비할 시간도 없이 가족과 갑자기 이별하게 되니 남아있는 사람 못지않게 괴로웠을 것이다. 사는 동안 미안했다고 부인의 손을 잡아 주지 못했고, 앞으로 좋은 사람 만나 잘 살라고 딸에게 다정한 말 한 마디 못한 아버지의 마음도 떠나면서도 편하게 떠날 수 없었을 것이다.
평균수명이 길어졌다고는 하나 그만큼 이별의 시간도 늦혀 진 것은 아니다. 그것은 단지 숫자상의 평균일 뿐, 자신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단정 지어 말할 수는 없다. 오랜 시간을 함께 했어도 아무리 이별이 준비된 것이라 해도, 떠나는 사람이나 남은 가족이나 영원한 이별은 준비되어질 수는 없는 것이다.
전업주부인 L씨는 단 한 번도 남편과 헤어지는 연습을 해본 적이 없었다. 항상 연애하는 기분으로 살았던 그들 부부에게 준비 안 된 이별이 찾아온 것은 늦은 밤 교통사고를 알리는 경찰의 전화였다고 한다. 지방에 출장 간 남편의 일이 늦게 끝나서 부인은 ‘너무 늦었으니 자고 오라’고 했더니, 남편은 ‘당신이랑 애들 얼굴이 보고 싶어 올라가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그것이 남편의 마지막 목소리였다고 한다.
사람은 누구나 영원히 살 것처럼 행동하지만 의지대로 안 되는 게 영원한 이별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남겨두고 갑자기 떠나는 것처럼 가슴 아픈 일은 없다. 가족과 친구들에게 좋은 모습으로, 그리고 재산도 넉넉히 남기고 자식들 결혼 다 시키고 살만큼 살다가 떠날 수 있다면 후회는 없을 것이다. 가슴이 아프지 않도록, 아니 덜 후회되도록 미리 준비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지난 2001년 미국의 9.11 테러이후 충격을 받은 미국 시민들 사이에 유언장 쓰기 붐이 일었고, 일본도 한 잡지의 영웅들의 유언장에 대한 기사로 인해 너도나도 미리 유언장을 쓰기 시작한 적이 있었다. 언제 갑자기 세상을 떠나더라고 가족과 친구들에게‘사랑했다고, 고마웠다’고 하고 싶은 말을 남기려고 하는 것이다.
필자는 이 글을 읽는 모든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공개하지 않고 혼자만 간직하더라도 유언장을 미리 쓰라고 권하고 싶다. 유언장은 돈 많은 사람이나 잘 나가는 사람들처럼 남겨줄 것이 많은 사람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유언장은 우리들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다. 수십 년을 가족들과 함께 하면서도 서로 고맙다, 사랑한다 말 한마디 못하고 가슴 속에만 담아 둔 말이나, 미안했던 감정을 유언장을 통해 풀어야 한다.
유언장을 쓴 다음에는 그 내용을 실천하기 바란다. 가족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헤어진 친구들은 만나서 마음을 열고 용서하고 화해하고 정리해라. 그런 다음 다시 새로운 유언장을 써라. 이렇게 유언장을 반복해서 쓰다 보면 언제 갑자기 세상을 떠나더라도 섭섭함 마음이나 미안한 마음은 없을 것이고 편안한 마음으로 이별할 수 있을 것이다. 내일 이별의 순간이 오더라도 후회는 없도록 유언장을 작성하기 바란다.(hooam.com/whoi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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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다사모’모임에 중학교 교사인 어머니와 딸이 참석을 하였다. 50대 초반인 그녀는 남편도 교사였다고 한다. 몇 년 전 그녀가 먼저 학교에 출근한 사이에 집에 홀로 침대에 누워있던 남편이 갑자기 가슴에 통증이 와 급히 119를 불러 병원 응급실로 갔지만 도착했을 때는 이미 사망했다고 한다. 그녀는 남편의 소식을 나중에 전화로 들었다고 한다. 그녀는 말도 없이 먼저 떠난 남편을 원망하기보다, 남편을 가족의 임종도 없이 앰뷸런스 차안에서 외로이 세상을 떠나게 해서 미안했다고 눈물을 흘렸다.
사실 고통스러워하면서도 그렇게 말없이 떠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떠나는 순간에도 분명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미처 준비할 시간도 없이 가족과 갑자기 이별하게 되니 남아있는 사람 못지않게 괴로웠을 것이다. 사는 동안 미안했다고 부인의 손을 잡아 주지 못했고, 앞으로 좋은 사람 만나 잘 살라고 딸에게 다정한 말 한 마디 못한 아버지의 마음도 떠나면서도 편하게 떠날 수 없었을 것이다.
평균수명이 길어졌다고는 하나 그만큼 이별의 시간도 늦혀 진 것은 아니다. 그것은 단지 숫자상의 평균일 뿐, 자신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단정 지어 말할 수는 없다. 오랜 시간을 함께 했어도 아무리 이별이 준비된 것이라 해도, 떠나는 사람이나 남은 가족이나 영원한 이별은 준비되어질 수는 없는 것이다.
전업주부인 L씨는 단 한 번도 남편과 헤어지는 연습을 해본 적이 없었다. 항상 연애하는 기분으로 살았던 그들 부부에게 준비 안 된 이별이 찾아온 것은 늦은 밤 교통사고를 알리는 경찰의 전화였다고 한다. 지방에 출장 간 남편의 일이 늦게 끝나서 부인은 ‘너무 늦었으니 자고 오라’고 했더니, 남편은 ‘당신이랑 애들 얼굴이 보고 싶어 올라가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그것이 남편의 마지막 목소리였다고 한다.
사람은 누구나 영원히 살 것처럼 행동하지만 의지대로 안 되는 게 영원한 이별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남겨두고 갑자기 떠나는 것처럼 가슴 아픈 일은 없다. 가족과 친구들에게 좋은 모습으로, 그리고 재산도 넉넉히 남기고 자식들 결혼 다 시키고 살만큼 살다가 떠날 수 있다면 후회는 없을 것이다. 가슴이 아프지 않도록, 아니 덜 후회되도록 미리 준비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지난 2001년 미국의 9.11 테러이후 충격을 받은 미국 시민들 사이에 유언장 쓰기 붐이 일었고, 일본도 한 잡지의 영웅들의 유언장에 대한 기사로 인해 너도나도 미리 유언장을 쓰기 시작한 적이 있었다. 언제 갑자기 세상을 떠나더라고 가족과 친구들에게‘사랑했다고, 고마웠다’고 하고 싶은 말을 남기려고 하는 것이다.
필자는 이 글을 읽는 모든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공개하지 않고 혼자만 간직하더라도 유언장을 미리 쓰라고 권하고 싶다. 유언장은 돈 많은 사람이나 잘 나가는 사람들처럼 남겨줄 것이 많은 사람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유언장은 우리들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다. 수십 년을 가족들과 함께 하면서도 서로 고맙다, 사랑한다 말 한마디 못하고 가슴 속에만 담아 둔 말이나, 미안했던 감정을 유언장을 통해 풀어야 한다.
유언장을 쓴 다음에는 그 내용을 실천하기 바란다. 가족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헤어진 친구들은 만나서 마음을 열고 용서하고 화해하고 정리해라. 그런 다음 다시 새로운 유언장을 써라. 이렇게 유언장을 반복해서 쓰다 보면 언제 갑자기 세상을 떠나더라도 섭섭함 마음이나 미안한 마음은 없을 것이고 편안한 마음으로 이별할 수 있을 것이다. 내일 이별의 순간이 오더라도 후회는 없도록 유언장을 작성하기 바란다.(hooam.com/whoi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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