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공화당 출신으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초대 중국 주재 미국 대사를 맡아온 존 헌츠먼 대사(50)가 올 상반기에 사임할 예정이다.차기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서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로버트 기브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31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헌츠먼 대사가 올 상반기 중 사임하겠다는 의도를 백악관의 몇몇 관계자들에게 전했다”고 밝혔다.기브스 대변인은 “헌츠먼이 대사 사임 후 무엇을 할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모른다”고 덧붙였다.

미 정계에서는 헌츠먼이 차기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이 때문에 헌츠만이 경선 준비를 위해 올 봄 사임할 것이란 관측이 줄곧 제기돼 왔다.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헌츠먼이 대선 경선 출마를 결정할 경우에 대비해 헌츠먼을 지지하는 공화당 인사들이 선거캠페인 계획을 수립 중” 이라며 “선거캠프로 전환이 가능한 ‘호라이즌 PAC’라는 조직도 이미 구성했다”고 보도했다.폴리티코는 백악관 측도 헌츠먼이 공화당 대선 경선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헌츠먼은 그동안 오바마 대통령과 차기 대선에서 맞붙을 가능성에 대한 공개적인 언급을 피해 왔다.그러나 지난달 초 헌츠먼은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또 헌츠만은 연말 휴가 기간에 2008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만나 여러가지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헌츠먼은 억만장자 기업가이자 자선사업가인 헌츠먼 케미컬 그룹 창업자인 존 헌츠먼의 아들이다.그의 부친은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특보를 지냈다.

헌츠먼은 대만에서 중국어를 배우고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국제정치를 전공했다.대학졸업 후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백악관 관료로 일했다.조지 부시 행정부에선 상무부 차관보 및 싱가포르 대사를 역임했고,조지 W 부시 정부시절엔 무역대표부 부대표를 맡았다.2004년엔 공화당 후보로 나서 유타주 주지사에 당선됐다.

헌츠먼은 오바마 대통령 당선 이후 오바마 정부의 초당적 외교정책의 일환으로 2009년 주중대사로 임명됐다.임명 당시 주중 대사로 2년 동안만 재직하겠다는 조건으로 이를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일각에서는 헌츠먼의 주중 대사 임명 당시 오바마 대통령이 잠재적인 미래의 경쟁자를 제거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제기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중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방미시 기자회견에서 헌츠먼의 대선출마 문제와 관련,헌츠먼의 주중대사직 수행에 큰 만족감을 표시하면서 “그가 미래에 무엇을 선택하든 성공할 것”이라고 덕담을 건넨 바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