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해산 브렌트유가 이집트 반정부 시위의 여파로 100달러를 돌파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2년만이다.

3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석유거래소(ICE)에서 브렌트유 3월 인도분은 전거래일보다 1.53달러(1.5%) 오른 배럴당 100.95달러로 지난 2008년 9월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00달러선을 뛰어넘었다.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배럴당 101.08달러까지 치솟았다.

싱가포르 거래소에서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가는 전거래일보다 1.13달러(1.21%) 상승한 94.5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2008년 9월 26일 배럴당 95.76달러를 기록한 이후 최고 수준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3월 인도분 또한 전거래일보다 2.85달러(3.2%) 오른 배럴당 92.19달러로 지난 2008년 10월 3일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이같은 상승세는 이집트 사태로 원유 수송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집트는 하루 200만 배럴이 넘는 원유가 수송되는 수에즈 운하와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있어 세계 석유 수송의 관문으로 불린다.

전문가들은 현재 수에즈 운하의 원유 선적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소요 사태가 악화될 경우 운하가 봉쇄되고 석유 수송에 차질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스티븐 추 미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 28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의 통화에서 중동지역의 원유공급에 문제가 생기면 실질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호주의 에너지 전문가 모크 퍼반은 "이집트의 긴장상황이 유가에 리스크 프리미엄을 얹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미국의 경기지표가 호전된 것도 유가 상승을 이끌었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12월 소비지출이 전월보다 0.7% 늘어 여섯달 연속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