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막론하고 최고의 화두인 '돈'. 사람들의 새해 소망도 '부자 되기'가 단연 1위로 꼽힌다. 이에 SBS '당신이 궁금한 이야기'는 이 시대, '돈'이 과연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살펴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직 잠들어 있는 시간. 이종룡(52)씨는 누군가에게 쫓기듯 어디론가 달려간다.

제작진이 그를 쫒아 도착한 곳은 한 대중목욕탕. 그는 목욕탕을 청소하는 아르바이트로 하루를 시작하는 듯 했다. 청소를 마치자마자 이번엔 신문 배달 아르바이트에 나서고 아파트 17개 동을 돌며 신문을 배달하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3시간.

그 후 그는 숨 돌릴 틈도 없이 바로 다음 아르바이트 장소로 향했다. 그를 만난 지 12시간동안 그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1분 1초도 쉬는 법이 없었다.

이 씨는 하루 1시간 반 밖에 자지 않고, 7개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그렇게 해서 그가 한 달에 버는 돈은 520만원 가량. 연봉으로 따지면 6천만원이 넘는다.

하지만 그의 재산이라곤 성한 곳 하나 없는 낡은 승합차 한 대에 한 달에 쓰는 돈은 고작 만원 뿐이다.모으기만 하고 쓰지는 않는 이 남자. 그는 왜 이토록 아르바이트에 목숨을 거는 걸까.

그는 "한 때 월 3000만원의 고소득을 올리는 잘나가는 시계방 사장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쉽게 번 돈인 만큼 씀씀이도 무척 컸다는 이 씨는 "명품구두와 고가의 시계도 생각없이 샀었는데 갑자기 불어 닥친 외환위기로 시계방은 문을 닫게 됐고 한 방에 회복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 곳 저 곳에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큰돈을 노리고 투자했던 돈들은 도리어 4억의 빚이 돼 무섭게 그를 옥죄어왔다. 남부러울 것 없었던 그의 호화롭던 생활은 그렇게 한 여름 밤의 꿈이 돼 날아갔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