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과 증권사 직원,조직폭력배 등이 낀 인터넷 주가 조작단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이천세)는 1일 증권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증권사 직원 이모씨(27) 등 5명을 구속기소하고 인터넷 주식투자카페 운영자 김모씨(25)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주가 조작 브로커로 활동하다 달아난 전남 목포의 폭력조직원 최모씨(30)는 지명수배했다. '작전'에 깊숙이 개입한 김모군(18 · 고교 3년)에 대해서는 보호관찰소 선도교육 이수를 조건으로 기소유예 처분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군은 고등학교에 수석입학할 정도로 머리가 좋았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 작년 초 돈을 벌기 위해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한 인터넷 메신저의 주식동호회에 가입해 활동하면서 회원인 증권사 직원 이씨,인터넷 주식투자카페 운영자 김씨 등 4명과 가까워졌다.


이들은 이씨 주도로 신종 주가조작을 기획했다. W사 등 코스닥기업 주식들을 미리 싼값에 사들인 뒤 해당 종목에 대한 호재성 허위 보도자료를 만들었다. "국내 대형 제약사가 W사 지분 58%를 인수키로 했다" "4대강 사업을 추진했던 인사들이 대거 유임되면서 I사 등 관련사 주식이 급등세를 이어갔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김군 등은 기사 배포 대행업체에 돈을 주고 이런 자료를 인터넷 포털 뉴스사이트 등에 올리도록 했다. 자신들이 운영하는 인터넷 주식카페 게시판이나 증권사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서도 허위 내용을 유포시켜 투자자들의 주식 매수를 유도했다.

허위정보로 인해 주가가 급등하자 이씨 등은 고점에서 팔아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억원대의 돈을 챙겼다. 김군은 30여개 종목에 대한 주가조작으로 종잣돈 77만원을 8000만원으로 불렸다. 지난해 모 증권사의 주식실전투자 대회에서 우승하기까지 했다.

김군 등이 '유명세'를 타자 조직폭력배와 주가 조작 브로커가 접근했다. 조폭 등은 김군 등에게 코스닥 상장사 A사 등 3개 기업의 주가 조작을 의뢰하고 관련 비용과 대포폰,와이브로장비 등을 마련해줬다.

이들이 범행 대상으로 삼은 코스닥 상장사가 현재까지 확인된 곳만 90여개에 달하고 최대 200여개로 추정된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