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이집트 사태에 따른 불안감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9월 이후 2년여 만이다. 이집트 반정부 시위대가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압박하며 100만명 거리 행진과 총파업을 선언하는 등 시위 강도를 높인 것이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런던 국제 원유 선물시장에서 지난달 31일 북해산 브렌트유(3월 인도분)는 배럴당 1.59달러(1.5%) 오른 101.0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럽에서 주로 소비하는 브렌트유는 특히 노르웨이 지역 일부 유전의 일시적 폐쇄 소식으로 지난달 말부터 90달러 후반으로 치솟는 등 강세를 보여왔다.

미국에서 전량 소비하는 서부텍사스 원유(WTI)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에서 주로 쓰는 중동산 두바이유도 연일 강세다. WTI 3월 인도분은 이날 배럴당 2.85달러(3.2%) 오른 92.1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08년 10월3일 이후 최고치다. 두바이유 현물 가격도 1.13달러(1.2%) 오른 94.5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최근 격화되고 있는 이집트 사태 확산이 유가 급등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집트는 하루 100만배럴이 넘는 원유 해상 운송로인 수에즈운하를 끼고 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