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10시 인천국제공항 내 서울지방항공청 서울접근관제센터 3층.설 연휴가 시작된 이날 관제센터는 초비상 상태에 돌입했다. 설 연휴를 맞아 해외여행객과 귀성객을 실어나르는 항공편이 쉴 새 없이 이착륙한 탓이다.

관제탑에서 만난 박종민 관제총괄팀장은 "3일까지 항공기 이 · 착륙이 집중적으로 늘어난다"며 "계산상 서울 상공엔 분(分)당 항공기 한 대가 뜨고 내리는 비상시국"이라고 전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경부,영동고속도로 못지잖은 혼잡이 수도권 상공에서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날 하루만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반경 60마일 이내 수도권 상공(공역)을 지나간 비행기는 1200여대다. 인천공항에서 비행기 650대가 뜨고 내렸다. 김포공항에서 350대,서울공항에서 100여대가 이 · 착륙했다. 분당 한 대꼴로 비행기가 수도권 하늘을 지나간 셈이다.

낮에는 17명의 관제사들이 교대근무를 한다. 가장 붐비는 시간대에는 관제사 한 명이 10대가 넘는 비행기의 운항을 맡는다. 덜 붐비는 밤에도 10여명이 밤을 지새운다.

관제센터는 조종사와 관제사 간에 오가는 영어로 시끌벅적했다. 관제사들은 레이더 앞에 앉아 마이크로 일일이 이 · 착륙하는 항공기와 알아듣기 힘든 용어로 교신했다.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서울공항 등 수도권 공항에서 이륙한 비행기를 60마일까지 안내하고 비행기 운항 속도와 높낮이,방향 등을 알려줘야 하기 때문에 교신정보는 매우 중요하다. "착륙 대기하라" "이륙 대기" 등의 명령을 한치의 오차없이 내려줘야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

연휴 특수 탓에 관제사들의 휴가는 따로 없다. 24시간 근무체제를 갖추는 게 기본이다. 김진성 서울접근관제소장은 "한가롭게 휴가계획을 짠다는 게 의미가 없죠.지난주 결혼한 여직원에게도 예외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쉬는 건 복불복이죠"라고 귀띔했다.

한편 서울 관제사들은 외국 헤드헌터의 집중 공략대상이 되고 있다. 최근 아랍에미리트 정부는 연봉 2억원에 한국인 관제사를 모집한다는 공문을 보내오기도 했다.

인천=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