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기업 구조조정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로 국내 은행들의 부실채권비율(고정이하여신비율)이 6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금융감독원은 작년 말 18개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잔액은 24조4000억원으로 2009년 말(16조원)보다 52.5%(8조4000억원)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부실채권비율도 1.24%에서 1.86%로 상승했다. 카드대란 여파로 부실채권비율이 1.90%까지 상승했던 2004년 말 이후 최고치다.

부실채권비율이 급등한 최대 요인은 부동산 PF 대출의 부실화였다. PF 부실채권 잔액이 2009년 말 1조2000억원에서 작년 말 6조2000억원으로 5조원 늘면서 PF 부실채권비율도 2.32%에서 16.06%로 6.9배나 급증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6월 신용위험평가 결과를 발표하면서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한 것도 부실채권비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업 구조조정과 부동산 PF 부실대출 등 단기간에 정리하기 어려운 부실채권이 증가해 은행의 자산건전성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부실채권비율이 급등한 것과 달리 당기순이익은 예대마진 증가 등에 힘입어 10조원에 육박했다. 18개 국내 은행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9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5.6% 급증했다. 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은 2007년 15조원에 달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2008년 7조7000억원,2009년 6조9000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