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지난달 세계 식품가격이 1990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일부 국가들에서 식품가격 급등이 일어났지만 앞으로 당분간은 급등세가 진정될 기미가 없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달 ‘식품가격지수(food price index)’가 230.7 포인트로 종전 최고치인 2008년 6월의 224.1 포인트를 넘었다고 3일 밝혔다.

식품가격지수는 FAO가 밀 옥수수 쌀 유제품 설탕 육류 등 주요 식품의 도매가격 변동추이를 1990년부터 매월 지수로 만든 것으로 세계 식량가격의 변화 흐름을 알 수 있다.

지난달의 식품가격지수는 이전달의 223.1 포인트를 웃도는 것으로 7개월째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식품가격은 지난달 튀니지에서 일어난 시위의 원인이 돼 이 때문에 벤 알리 대통령이 물러나게 됐다.FAO 이코노미스트 겸 곡물 전문가인 압돌레자 압바시안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튀니지 대통령 하야의 근본 원인이 됐던 식품가격 문제는 이집트와 요르단 등 인근 국가들로 옮아갔다”며 “인근 다른 국가들은 자국민을 위해 식품재고량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는 이날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세계 각국 지도자들은 식품가격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며 “우리는 식품가격을 포함한 상품가격들이 전반적으로 오르는 추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2008년 식품가격 급등 탓에 일어난 폭동으로 100여명이 숨진 중앙아프리카의 카메룬 정부는 이날 식품가격 안정을 위한 정부기구를 창설했다.이 기구는 앞으로 주요 식품들을 수입해 보관하면서 국민들에게 적정한 가격에 판매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앞서 옛 소련 구성국인 몰도바 정부는 전날 식품가격 급등에 따른 위기를 우려해 밀 수출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정부 관계자는 지난해엔 전년보다 3배나 많은 밀을 수출하는 바람에 재고량이 현재 13만5천t이 남아 올가을 수확기까지 버티기에 부족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