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주식 투자를 가르치라”

다소 ‘과격해’ 보이는 이런 주장을 ‘주식농부’ 박영옥은 신간 ‘얘야, 너는 기업의 주인이다’(모아북스)에서 거침없이 전개한다. 어른들도 자칫하면 ‘쪽박’ 차는 주식시장에 겁도 없이 우리 아이를 밀어 넣자는 발상은 얼핏 위험해 보인다. 하지만 농심(農心) 투자법으로 큰 부(富)를 이룬 박영옥의 글을 조근조근 따라가다 보면 살이있는 경제교육으로 주식투자 만한 것이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박영옥은 아이들 명의로 주식계좌를 만들어 주고, 가능하면 증여를 통해 상장사 주식을 사주라고 얘기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용돈을 아껴 조금이라도 여유자금을 만들 수 있게 하고, 스스로 모은 돈을 재투자 할 수 있게 부모가 조언하라고 강조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성공을 맛보기도 하고 실패나 좌절의 벽에 부딪히기도 할 테지만 기업의 재무재표 보는 법을 익히고, 환율이나 금리 등 경제 전반의 이해도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부자가 되기 위한 조건들을 하나씩 몸으로 익히는 데 주식투자가 매우 유용하다는 얘기다. 박영옥은 실제 자신의 세 자녀에게 수 천 만원어치의 주식을 증여했다 한다.

그는 말한다. 부모님, 선생님 말씀 잘 듣고 공부 잘 하는 ‘범생이’도 좋지만, 스스로 느끼고 고민하고 경험하는 부자의 DNA를 아이에게 심어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또 말한다. 단순히 월급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닌, 주식 투자를 통해 기업의 주인이 되라고. 주식으로 돈도 벌고 스스로 삶의 주인도 되라고.

단순히 아이에게 증권계좌 하나 터주고 주식 얼마 사준다고 박영옥이 얘기하는 경제교육이 되지는 않을 터다. 박영옥도 이 점을 가장 우려했다. 자녀와 함께 부모도 같이 공부하고,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 아이들은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는 말이 있다. 박영옥이 책에서 든 비유처럼 자기는 실컷 TV 드라마를 보면서 애한테는 공부하라고 시키는 부모처럼 어리석은 게 없다. 아이에게 바라는 게 있으면 부모도 같이 해야 한다.

이 책은 박영옥이 힘든 어린 시절을 겪으면서 체득한 지혜가 녹아있다.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면 시행착오를 줄이고 훨씬 나은 삶을 살았을 것이란 아쉬움도 묻어 있다. 그는 아이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에 대해 역설하면서 하루 빨리 주식 투자를 가르치라고 강조한다. 주식 투자를 하고 있는 독자라면 자녀 뿐 아니라 스스로에게도 되새김질 할 수 있는 좋은 글귀가 많을 듯하다.

◆얘야, 너는 기업의 주인이다/박영옥 지음/모아북스 펴냄/223쪽/1만2000원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