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광진의 World Biz] 저커버그 아버지와 기업가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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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와 빌 게이츠.페이스북과 마이크로소프트(MS)를 각각 창업한 이 둘은 하버드대 중퇴 후 창업해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을 일궈 젊은 나이에 억만장자가 된 유대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을 키운 환경은 어떤 것이었을까.
뉴욕주에 있는 웨스트체스터카운티 라디오방송국 WVOX가 지난주 저커버그의 아버지와 가진 인터뷰 및 지난달 국내에도 번역 소개된 게이츠 아버지의 회고록 '게이츠가 게이츠에게'가 실마리를 제공한다.
1남3녀를 키운 저커버그의 아버지는 "어릴 때 정보기술(IT) 환경에 많이 노출시킨 덕"이라고 말했다. 치과의사인 그는 집 안에 병원을 뒀는데 일찌감치 전산화한 병원에서 저커버그가 컴퓨터를 빨리 접할 수 있었다는 것.11세 때 486 PC를 선물받은 저커버그는 '멍청이를 위한 C++' 책으로 스스로 소프트웨어 공부를 해 중학교 때 게임을 개발하고 고등학교 때 만든 소프트웨어로 MS로부터 특채 영입을 받기까지 했다는 것.하지만 저커버그의 아버지는 "특정 방향으로 삶을 이끌기보다는 아이의 강점과 좋아하는 것을 먼저 파악해 도움을 주는 게 최선"이라고 털어놨다.
특히 저커버그의 아버지는 지난달 미국에서 출간돼 교육 논쟁을 불러일으킨 에이미 촤 예일대 교수의 책 '호랑이 엄마의 전승가'(Hymm of the Tiger Mother)에 대해 "잘 모른다"면서도 "아이들 키우는 데 어떤 형태로라도 극단적인 것은 좋지 않다. 할 일과 노는 것의 균형을 잡아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촤 교수는 책 출간에 맞춰 월스트리저널에 기고한 '왜 중국인 엄마들은 우월한가'를 통해 피아노와 바이올린 이외의 악기를 연주하는 것 등을 금지하는 등 자신의 엄격한 교육사례를 들며 우월성을 강조했다. 그는 "서양 엄마들은 아이의 성적이 형편없어도 자존심이 다칠까 봐 잘했다고 칭찬하는데 이게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게이츠의 아버지도 '호랑이 엄마'와는 달리 아이의 의사를 존중하는 방식을 택했다. 조용한 성격의 저커버그와 달리 어머니에 대들었다는 이유로 아버지로부터 찬물 세례를 받을 만큼 고집이 센 게이츠였지만 그가 훗날 "아버지의 조언이 나의 힘"이라고 술회하게 된 것은 끊임없는 아버지와의 대화 덕이었다. 게이츠의 아버지는 "못해도 격려하는 것이 아이에게 좋을 것이고 아이도 나중에는 즐기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게다가 게이츠는 지역봉사에 뛰어든 어머니에게서 어린 시절부터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네 용돈의 얼마를 구세군에 기부할 생각이냐"는 말을 듣고 자란 덕에 최고의 자선가로도 성장할 수 있었다고 아버지는 회고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부쩍 강조하는 기업가 정신과 상생의 문화는 정부가 특정 분야에서 국가대표 선수를 뽑듯이 하거나,급히 제도를 만든다고 제대로 되는 일이 아니다. 가정환경을 만들듯 분위기 조성이 더 중요한 게 아닐까.
국제부 차장 kjoh@hankyung.com
뉴욕주에 있는 웨스트체스터카운티 라디오방송국 WVOX가 지난주 저커버그의 아버지와 가진 인터뷰 및 지난달 국내에도 번역 소개된 게이츠 아버지의 회고록 '게이츠가 게이츠에게'가 실마리를 제공한다.
1남3녀를 키운 저커버그의 아버지는 "어릴 때 정보기술(IT) 환경에 많이 노출시킨 덕"이라고 말했다. 치과의사인 그는 집 안에 병원을 뒀는데 일찌감치 전산화한 병원에서 저커버그가 컴퓨터를 빨리 접할 수 있었다는 것.11세 때 486 PC를 선물받은 저커버그는 '멍청이를 위한 C++' 책으로 스스로 소프트웨어 공부를 해 중학교 때 게임을 개발하고 고등학교 때 만든 소프트웨어로 MS로부터 특채 영입을 받기까지 했다는 것.하지만 저커버그의 아버지는 "특정 방향으로 삶을 이끌기보다는 아이의 강점과 좋아하는 것을 먼저 파악해 도움을 주는 게 최선"이라고 털어놨다.
특히 저커버그의 아버지는 지난달 미국에서 출간돼 교육 논쟁을 불러일으킨 에이미 촤 예일대 교수의 책 '호랑이 엄마의 전승가'(Hymm of the Tiger Mother)에 대해 "잘 모른다"면서도 "아이들 키우는 데 어떤 형태로라도 극단적인 것은 좋지 않다. 할 일과 노는 것의 균형을 잡아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촤 교수는 책 출간에 맞춰 월스트리저널에 기고한 '왜 중국인 엄마들은 우월한가'를 통해 피아노와 바이올린 이외의 악기를 연주하는 것 등을 금지하는 등 자신의 엄격한 교육사례를 들며 우월성을 강조했다. 그는 "서양 엄마들은 아이의 성적이 형편없어도 자존심이 다칠까 봐 잘했다고 칭찬하는데 이게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게이츠의 아버지도 '호랑이 엄마'와는 달리 아이의 의사를 존중하는 방식을 택했다. 조용한 성격의 저커버그와 달리 어머니에 대들었다는 이유로 아버지로부터 찬물 세례를 받을 만큼 고집이 센 게이츠였지만 그가 훗날 "아버지의 조언이 나의 힘"이라고 술회하게 된 것은 끊임없는 아버지와의 대화 덕이었다. 게이츠의 아버지는 "못해도 격려하는 것이 아이에게 좋을 것이고 아이도 나중에는 즐기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게다가 게이츠는 지역봉사에 뛰어든 어머니에게서 어린 시절부터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네 용돈의 얼마를 구세군에 기부할 생각이냐"는 말을 듣고 자란 덕에 최고의 자선가로도 성장할 수 있었다고 아버지는 회고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부쩍 강조하는 기업가 정신과 상생의 문화는 정부가 특정 분야에서 국가대표 선수를 뽑듯이 하거나,급히 제도를 만든다고 제대로 되는 일이 아니다. 가정환경을 만들듯 분위기 조성이 더 중요한 게 아닐까.
국제부 차장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