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 2년…한국IB의 현주소] (2) "먹을거리 사라진 국내 M&A…이제 해외빅딜로 눈 돌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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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M&A시장
이근모 삼정KPMG 부문 대표
KOTRA 등 공공기관 활용…해외 네트워크 보강도 시급
이근모 삼정KPMG 부문 대표
KOTRA 등 공공기관 활용…해외 네트워크 보강도 시급
"해외기업에 대한 인수 · 합병(M&A) 역량을 시급히 키워야 합니다. 한국 시장에서 공공부문이 주도하는 굵직굵직한 M&A가 올해 사실상 마무리되기 때문에 해외로 나가지 않으면 M&A 자문 분야에서 먹을거리를 찾기 힘들 겁니다. "
이근모 삼정KPMG 어드바이저리 부문 대표(56 · 사진)는 7일 인터뷰에서 "올해 국내 M&A시장 화두는 해외 M&A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삼정KPMG는 지난달 한국경제신문 주최 '한국IB대상' 시상식에서 M&A재무자문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 대표는 "대기업의 경우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 한 해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눈을 돌릴 것"이라며 "신재생에너지와 헬스케어 분야의 해외 매물을 찾으려는 기업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국내 IB들이 우물 안에만 갇혀 있다 보니 해외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M&A 역량이 떨어진다"며 "우리금융그룹 대한통운 등의 매각이 끝나면 올해를 기점으로 사실상 국내에서 공공부문이 주도하는 메가 딜이 일단락되기 때문에 국내 IB 입장에서는 먹을거리가 사라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국내 기업들의 해외 M&A를 활성화하기 위해선 IB업계의 역량강화 노력은 물론 기업과 정부 모두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먼저 정부에 대해 "IB와 기업들이 해외 M&A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있도록 유인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글로벌 IB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국내 IB의 해외 네트워크 보강 대책으로 KOTRA 등 공공기관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해외에서 이뤄진 M&A에 대해서는 세금혜택을 주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 대표는 기업에 대해선 "글로벌 M&A 관행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딜이 막판에 깨지는 경우가 많다"며 "국내에서 하듯이 '최고경영자끼리 합의하면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글로벌 기업과 합작기업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협상 초기에 구두합의한 내용을 나중에 뒤집어 신뢰도에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 기업의 특성상 합의내용에 대한 문서화 과정에서 난항을 겪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지난해 현대건설 매각과정에서 불거진 현대그룹의 자금조달 문제와 관련,정부 일각에서 M&A에 투입되는 자본의 국적을 문제 삼으려는 움직임이 있는 데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예를 들어 쌍용자동차를 인도 마힌드라그룹에 매각한 것과 같이 국내 산업발전을 위해 반드시 해외기업 및 자본을 끌어와야 할 일이 생기기 때문에 그들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내 반외국자본 정서로 지난해 해외 PEF의 한국 시장 투자가 급감했는데,이는 M&A시장 활성화에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이근모 삼정KPMG 어드바이저리 부문 대표(56 · 사진)는 7일 인터뷰에서 "올해 국내 M&A시장 화두는 해외 M&A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삼정KPMG는 지난달 한국경제신문 주최 '한국IB대상' 시상식에서 M&A재무자문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 대표는 "대기업의 경우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 한 해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눈을 돌릴 것"이라며 "신재생에너지와 헬스케어 분야의 해외 매물을 찾으려는 기업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국내 IB들이 우물 안에만 갇혀 있다 보니 해외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M&A 역량이 떨어진다"며 "우리금융그룹 대한통운 등의 매각이 끝나면 올해를 기점으로 사실상 국내에서 공공부문이 주도하는 메가 딜이 일단락되기 때문에 국내 IB 입장에서는 먹을거리가 사라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국내 기업들의 해외 M&A를 활성화하기 위해선 IB업계의 역량강화 노력은 물론 기업과 정부 모두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먼저 정부에 대해 "IB와 기업들이 해외 M&A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있도록 유인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글로벌 IB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국내 IB의 해외 네트워크 보강 대책으로 KOTRA 등 공공기관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해외에서 이뤄진 M&A에 대해서는 세금혜택을 주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 대표는 기업에 대해선 "글로벌 M&A 관행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딜이 막판에 깨지는 경우가 많다"며 "국내에서 하듯이 '최고경영자끼리 합의하면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글로벌 기업과 합작기업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협상 초기에 구두합의한 내용을 나중에 뒤집어 신뢰도에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 기업의 특성상 합의내용에 대한 문서화 과정에서 난항을 겪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지난해 현대건설 매각과정에서 불거진 현대그룹의 자금조달 문제와 관련,정부 일각에서 M&A에 투입되는 자본의 국적을 문제 삼으려는 움직임이 있는 데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예를 들어 쌍용자동차를 인도 마힌드라그룹에 매각한 것과 같이 국내 산업발전을 위해 반드시 해외기업 및 자본을 끌어와야 할 일이 생기기 때문에 그들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내 반외국자본 정서로 지난해 해외 PEF의 한국 시장 투자가 급감했는데,이는 M&A시장 활성화에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