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서 중국 상인이 점포를 여는 것을 금지하는 소도시들이 잇따르고 있다. 자국 상인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중국신문망은 7일 스페인 세비야주에 있는 소도시 올리바레스가 최근 중국인이 신규 점포를 시내에 개설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이시도로 라모스 올리바레스 시장이 직접 서명하고 시 의회도 통과했다. 이에 따라 세비야에서 중국 상인의 점포 개설을 규제하는 도시가 두 곳으로 늘었다고 중국신문망은 전했다.

세비야에서 유독 중국 상인의 진출을 금지하고 나선 데는 지난해 11월 자국 상인과 중국 상인 간 분쟁이 발단이 됐다. 당시 중국 기업인이 백화점을 개설하려 하자 인근 상점들이 공황 상태에 빠져들었다.

세비야 상회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정부에 중국 상점이 빠른 속도로 확장하는 것을 규제하도록 압력을 넣기 시작했다. 올리바레스시는 결국 현지 상회의 의견을 수용해 중국 점포의 신규 개설을 규제하는 법안을 만들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달 스페인을 방문한 리커창 중국 부총리가 재정위기를 겪는 스페인의 국채를 추가 매입할 예정이라고 밝히는 등 친(親)스페인 행보를 보인 와중에 나온 것이다.

전문가들은 스페인 중앙정부 입장에선 2조8000억달러가 넘는 외환보유액을 보유한 중국의 도움이 절실하지만 한편으론 중국 상인들의 진출 확대로 어려움을 겪는 자국 상인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을 개선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