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사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았던 컨테이너선 및 항만물류 사업을 대폭 확대하기 위한 사업구조 개편에 나설 계획입니다. "

배선령 STX팬오션 사장(55 · 사진)은 7일 서울 남대문로 5가 STX그룹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벌크선,컨테이너선,항만물류 부문의 사업 비중을 각각 3분의 1로 유지하고 있는 일본 최대 선사 NYK를 벤치마킹할 방침"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STX팬오션의 매출 비중은 현재 벌크선 부문이 80%,컨테이너선 부문이 10%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유조선,자동차운반선,항만물류 사업 등이다. 그동안 시장에선 시황이 악화된 벌크선 사업 비중이 높아 STX팬오션의 사업구조 개편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구체적인 복안도 내놨다. 배 사장은 "현재 25척(사선 8척,용선 17척)인 컨테이너선 수를 늘려 나가기 위해 올해 2척을 새로 매입하는 등 컨테이너선 분야에 대한 사업규모를 연간 20%씩 확대할 방침"이라며 "향후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사업 비중을 비슷하게 유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외 항만 건설 · 운영 · 인프라 사업 등도 강화해 종합 항만물류 업체로 도약할 계획"이라며 "우선 올 7월 20%의 지분을 투자한 미국 곡물터미널이 완공되면 항만물류 사업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구체적으로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STX팬오션과 그룹 계열사들이 함께 세계적인 항만을 건설해 운영하는 신규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황에 대해선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배 사장은 "호주 홍수 등으로 인해 석탄과 설탕 물동량 2000만t이 묶인데다 중국의 긴축 정책 우려 등으로 시황은 아직 좋지 않다"며 "하지만 2분기부터 성수기를 맞이하면 현재 저조한 BDI(발틱운임지수)도 연 평균 2600에 달할 만큼 시황이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주요 사업계획도 밝혔다. 컨테이너선과 항만물류 사업 확장과는 별도로 올해 선대 규모 자체를 대폭 확대한다는 방안을 소개했다.

배 사장은 "전 세계 건화물운송량 32억8000만t 중 STX팬오션이 3%가량인 1억2000만t을 차지하고 있는데,이는 시황과 관계없이 우리가 가져갈 수 있는 시장이 더 있다는 뜻"이라며 "올해 86척인 사선을 100척으로 늘리고 용선도 450척으로 확대해 총 550척의 상선을 운영,올해 매출을 작년보다 20% 가까이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도 파키스탄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최근 신시장개발본부 등 신규 조직을 만들었다"며 "중국 베이징,태국 방콕 사무소 등도 새로 개설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대폭 확장할 방침"이라고 했다.

배 사장은 또 "연내 대규모 장기운송계약(COA)을 성사시켜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마련할 예정"이라며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 신규 장기운송계약을 따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STX팬오션은 지난해 말 세계 최대 펄프 생산업체인 브라질 피브리아와 25년간 5조5000억원에 달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2009년엔 세계 최대 철광석 업체인 발레와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인 7조원에 달하는 계약을 맺었다. 그는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목표를 각각 67억달러,2억2000만달러로 잡았다"며 "사업구조 개편 및 투자 확대를 통해 2020년까지 매출 30조원을 달성,글로벌 톱 선사로 올라서겠다"고 강조했다.

장창민/박동휘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