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7일 의원총회에서 "영수회담에 목맬 것 없다. 우리 스스로를 짓밟는 일은 하지 말자"며 영수회담과 등원 문제로 당내 갈등이 빚어진 데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손 대표는 "영수회담이 내 무덤을 파는 일이 될 수도 있지만 최소한 의원들이 등원하기 위한 명분을 주기 위해 내가 디딤돌 역할을 하려고 했다"며 "박지원 원내대표가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한줌의 진정성을 믿고 협의한 거니까 정부여당의 진정성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야 원내대표 간 협의를 해버렸으니) 이미 엎질러진 물이고 좀 우습게 됐다"고 했다. 그는 "50년 전통야당인 민주당의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고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대다수의 의원들도 이날 등원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영수회담에 대한 청와대의 명확한 입장이 없는 상태에서 등원결정을 한 원내대표의 합의에 불만을 쏟아냈다. 발언대에 선 16명의 의원 대다수가 "영수회담을 등원 조건처럼 만든 건 문제"라며 "대통령이 사과를 하겠느냐.친수법,서울대 법인화법,구제역 대책 등 현안을 협의했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초선 의원은 "박지원 원내대표가 (협상을) 잘못했다"며 "손 대표의 통큰 리더십에 상처를 입힌 것이다. 협상을 서두를 이유가 없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등원 날짜를 14일로 못박은 데 대한 이의 제기도 있었다. 이에따라 원내 지도부는 여야 수석 부대표 간 협상을 통해 등원 일정을 다시 협의키로 했다. 전현희 원내 대변인은 "등원 필요성에 대해선 거의 모든 의원들이 공감했다"고 말했다.

차영 대변인은 "영수회담과 개원을 별개로 보자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모든 결정을 지도부에 일임키로 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