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황이 있는 로마 바티칸궁은 르네상스 시대 작품을 비롯해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걸작을 모아 놓은 세계 최대 박물관이자 서양 미술품의 보고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카라바조,프라 안젤리코,라파엘로 등 대가들의 작품이 미술관 · 회화관 등 20여곳에 전시돼 있다.

바티칸박물관의 기독교 미술 걸작들이 한국에 온다. 최광식 국립중앙박물관장은 7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는 12월6일부터 내년 4월1일까지 바티칸박물관이 소장한 르네상스 전후 시기의 성화 · 조각 등 종교미술 걸작 150여점을 소개하는 '바티칸박물관 소장 르네상스 미술전'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티칸박물관 유물은 1984년 국립현대미술관이 현대종교미술국제전을 열면서 프랑스 독일 등의 소장 유물과 함께 몇 점을 전시한 적이 있었으나 본격적인 기획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혜경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라파엘로의 '폴리뇨의 마돈나'와 카라바조의 '십자가에서 내려지심' 등 바티칸 소장 명품을 보내달라는 제안서를 보내놓은 상태"라며 "다음 달 중 전시품 목록이 정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또 오는 5~8월 영국 런던의 왕립박물관 중 하나인 빅토리아앨버트박물관의 '1600~1800년 유럽의 장식미술'도 연다. 빅토리아앨버트박물관은 중세부터 근대에 걸친 유럽 미술은 물론 동양 미술품까지 소장하고 있으며 특히 장식미술 공예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규모와 내용을 자랑한다. 이번 기획전은 원제가 '군주의 보물'인 이 박물관 소장 유럽 미술 명품전으로,부세의 '퐁파두르 부인' 등 장식미술 컬렉션 대표작 150여점을 선보인다.

공재 윤두서의 '자화상'을 비롯해 임금의 초상인 어진,공신과 사대부들의 초상,고승의 진영 등 한국의 대표적인 초상화 150여점을 중국 일본 초상화와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는 한국의 초상화전 '초상화의 비밀'도 오는 9~11월 마련된다.

국립국악원과 공동으로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우리나라 음악의 흐름을 보여주고 국악 공연도 선사하는 공동특별전 '한국의 악기',문자를 사용하면서 나타난 고대인들의 삶의 변화를 조명하는 특별전 '문자로 본 고대인의 생활'(10~11월)도 주목된다.

대동여지도 간행 150주년 기념 '우리 국토의 길라잡이-대동여지도전'(4~5월),조선 후기 학자인 명재 윤증의 삶을 통해 17세기 기호학파와 향촌사회를 조명하는 '한국의 명가-명재 윤증의 삶과 사상'(7~8월) 등도 이어진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