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식을 직접 사고 파는 개인투자자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투자 대상국도 미국 홍콩 일변도에서 그리스 스페인 아일랜드 등 유럽으로 확대되고 있다.

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해외 주식 거래 결제액은 2008년과 2009년 각각 30억달러(3조3000억원)에 머물렀지만 작년에는 57억달러(6조3000억원)로 90% 급증했다.

해외 주식 거래의 90% 이상을 차지했던 미국(2009년 60.6%→작년 50.5%)과 홍콩(31.3%→22.2%)의 투자 비중이 작년 70% 선으로 낮아진 대신 유럽 등 기타 지역은 2009년 1.1%에서 작년 19.2%로 급증했다. 재정위기로 휘청거렸던 남유럽 증시가 최근 빠른 회복세를 보이자 추가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올 들어 지난 4일까지 코스피지수가 1.02% 상승에 그치는 동안 그리스 증시가 17.52% 급등했고 이탈리아(12.12%) 스페인(10.10%) 등도 10% 넘게 올랐다. 미국 증시에 주식예탁증서(ADR)를 통해 상장한 일부 유럽 은행주는 하루 거래량의 약 20%가 한국 증권사의 HTS(홈 트레이딩 시스템)를 통해 체결될 정도다.

투자금액 1억원 이상 큰손들이 가세하면서 거래금액도 커지는 추세다. 거래 건당 평균 결제액은 2009년 2400만원에서 작년 5500만원으로 2.3배로 불어났다. 조지연 신한금융투자 과장은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어서면서 추가 상승 여력이 약해 보이자 해외 주식으로 눈을 돌리는 고객들이 늘었다"며 "기술주와 금융주,원자재 ETF(상장지수펀드) 등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