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일택 넥스트리밍 대표 "원수 같던 퀄컴이 이젠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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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 '끼워팔기' 공정위 제소…신호처리 공개 계기로 '화해'
멀티미디어 SW 개발 탄력
멀티미디어 SW 개발 탄력
"퀄컴과는 아직도 껄끄러운 면이 있죠.그래도 요즘 시대에 영원한 적이 어디 있습니까. "
임일택 넥스트리밍 대표(46 · 사진)는 7일 "원수 같았던 퀄컴이 이제는 개발 파트너"라며 이같이 말했다. 임 대표는 2006년 퀄컴을 '끼워팔기'를 통해 경쟁을 제한했다는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장본인이다. 퀄컴으로 인해 부도 위기까지 몰렸던 그가 퀄컴과 협력하기로 한 것.
이런 변화는 공정위의 조사가 이어지던 중 퀄컴이 지난해 12월 '디지털 신호처리 프로그램(ADSP)'의 정보를 공개하기로 하면서부터다. 임 대표는 "그동안 이용하지 못했던 퀄컴의 ADSP 정보를 활용하면 더 뛰어난 성능을 갖춘 모바일용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SW)를 만들 수 있다"며 "세계적인 멀티미디어 SW업체들과 경쟁해도 자신 있다"고 말했다.
ADSP는 영상이나 음악을 재생할 수 있도록 파일을 압축,변환하는 하드웨어다. 여기에 모바일용 멀티미디어 SW를 탑재해야 휴대폰으로 영화,드라마 등을 볼 수 있다.
퀄컴은 그동안 ADSP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QTV,Q캠코더 등 관련 SW를 직접 만들어 공급했다. 국내 휴대폰 회사들이 90% 이상 퀄컴 모뎀칩을 이용하면서 결과적으로 시장을 독점해온 것.
넥스트리밍은 업계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임 대표는 2002년 친구 19명과 함께 멀티미디어 SW 개발업체 넥스트리밍을 차렸다. 그는 "언젠가 휴대폰으로 영화,드라마 등 동영상을 보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확신했다"며 "실제로 2003년부터 모든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이 소프트웨어를 구매하기 시작하면서 3년 만에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퀄컴이 기술을 독점하고 있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이 채택되면서 사세는 꺾였다.
임 대표는 "아무리 뛰어난 SW를 만들어도 하드웨어 기술을 응용한 퀄컴과 상대가 되지 않았다"며 "그나마 팬택에 SW를 납품하던 국내 회사들도 2006년 팬텍이 무너지면서 줄도산했다"고 회상했다. 임 대표는 회사 빚 10억원을 떠안아 신용불량자가 될 처지였다. 회사를 함께 차렸던 창업동기들이 하나둘 회사를 떠났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를 팔면서 워드,엑셀 등을 끼워팔기한 것처럼 퀄컴도 모뎀 칩을 팔면서 QTV,Q캠코더 등을 끼워 판 것"이라며 "공정위의 결정이 나오기 전에 퀄컴이 공개를 결정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2009년부터 불기 시작한 스마트폰 열풍도 상황을 호전시켰다.
그는 "스마트폰 시대에는 SW업체들의 무한경쟁이 시작되기 때문에 퀄컴도 다양성을 인정하려는 것"이라며 "이런 움직임이 계속돼야 국내 SW업체들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2009년 매출 83억원,지난해 12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예상매출액은 150억원.올 하반기에 기업공개(IPO)를 할 예정이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임일택 넥스트리밍 대표(46 · 사진)는 7일 "원수 같았던 퀄컴이 이제는 개발 파트너"라며 이같이 말했다. 임 대표는 2006년 퀄컴을 '끼워팔기'를 통해 경쟁을 제한했다는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장본인이다. 퀄컴으로 인해 부도 위기까지 몰렸던 그가 퀄컴과 협력하기로 한 것.
이런 변화는 공정위의 조사가 이어지던 중 퀄컴이 지난해 12월 '디지털 신호처리 프로그램(ADSP)'의 정보를 공개하기로 하면서부터다. 임 대표는 "그동안 이용하지 못했던 퀄컴의 ADSP 정보를 활용하면 더 뛰어난 성능을 갖춘 모바일용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SW)를 만들 수 있다"며 "세계적인 멀티미디어 SW업체들과 경쟁해도 자신 있다"고 말했다.
ADSP는 영상이나 음악을 재생할 수 있도록 파일을 압축,변환하는 하드웨어다. 여기에 모바일용 멀티미디어 SW를 탑재해야 휴대폰으로 영화,드라마 등을 볼 수 있다.
퀄컴은 그동안 ADSP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QTV,Q캠코더 등 관련 SW를 직접 만들어 공급했다. 국내 휴대폰 회사들이 90% 이상 퀄컴 모뎀칩을 이용하면서 결과적으로 시장을 독점해온 것.
넥스트리밍은 업계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임 대표는 2002년 친구 19명과 함께 멀티미디어 SW 개발업체 넥스트리밍을 차렸다. 그는 "언젠가 휴대폰으로 영화,드라마 등 동영상을 보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확신했다"며 "실제로 2003년부터 모든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이 소프트웨어를 구매하기 시작하면서 3년 만에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퀄컴이 기술을 독점하고 있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이 채택되면서 사세는 꺾였다.
임 대표는 "아무리 뛰어난 SW를 만들어도 하드웨어 기술을 응용한 퀄컴과 상대가 되지 않았다"며 "그나마 팬택에 SW를 납품하던 국내 회사들도 2006년 팬텍이 무너지면서 줄도산했다"고 회상했다. 임 대표는 회사 빚 10억원을 떠안아 신용불량자가 될 처지였다. 회사를 함께 차렸던 창업동기들이 하나둘 회사를 떠났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를 팔면서 워드,엑셀 등을 끼워팔기한 것처럼 퀄컴도 모뎀 칩을 팔면서 QTV,Q캠코더 등을 끼워 판 것"이라며 "공정위의 결정이 나오기 전에 퀄컴이 공개를 결정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2009년부터 불기 시작한 스마트폰 열풍도 상황을 호전시켰다.
그는 "스마트폰 시대에는 SW업체들의 무한경쟁이 시작되기 때문에 퀄컴도 다양성을 인정하려는 것"이라며 "이런 움직임이 계속돼야 국내 SW업체들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2009년 매출 83억원,지난해 12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예상매출액은 150억원.올 하반기에 기업공개(IPO)를 할 예정이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