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매년 지원자가 대거 몰리는 대기업은 그야말로 우수한 인재를 골라내는 게 일이라지만 중소기업은 사정이 다르다.대기업과는 정반대로 구인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대다수가 입사에 필요한 자격요건의 수준을 낮춰가면서까지 채용을 실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중소기업 인사담당자 36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신입 및 경력사원을 채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응답자가 97.3%(358명)에 달했고 전체의 72.6%(267개사)는 원래 입사에 필요한 자격요건을 낮추거나，아예 제외하고 채용공고를 낸 적이 있다고 밝혔다.즉，자격요건을 낮춰서라도 일단 면접을 고려할 수 있는 지원자를 늘려보려는 것이다.

예전보다 낮춰 기재하거나 아예 제외한 자격요건으로는(복수응답) △학력(52.4%)이 1순위를 차지했다.기업은 대졸 이상의 학력을 원하지만 실제 채용공고에는 초대졸 이상으로 적거나 아예 학력에 무관하게 지원할 수 있다고 기재하는 식이다.△경력조건(20.6%)을 완화하는 기업도 많았다.일정 기간 동안의 경력이 있어야 수행할 수 있는 업무임에도 불구하고 그에 미치지 못하는 연차 혹은 신입도 지원 가능하다고 공고하는 것.△학과(15.7%)라는 응답도 많았는데 이는 선호하는 특정 학과 대신 ‘전공 불문’을 내세우는 경우다.이밖에 △자격증(4.9%)과 △어학성적(1.1%) 등도 순위에 올랐다.

하지만 자격요건을 낮춰 채용을 하다 보니 실제로 뽑은 사원에 대한 만족도는 크게 떨어져서 만족도가 △‘보통이다’(47.6%)라는 의견이 가장 많은 가운데 △‘별로 만족스럽지 않다’(41.6%) △‘전혀 만족스럽지 않다’(6.4%)등 부정적 의견이 대다수를 차지했다.△‘다소 만족스럽다’(4.5%)는 의견은 소수였으며 ‘매우 만족스럽다’는 한 사람도 없었다.

이는 지원자가 맘에 들지 않지만 전체적인 지원자가 너무 적어 그냥 채용한 경우가 있냐는 질문에 중기 인사담당자의 70.7%가 그렇다고 답한 것에서도 쉽게 알 수 있다.반면 맘에 드는 지원자를 찾을 때까지 채용전형을 진행한다는 인사담당자는 29.3%에 그쳤다.

한편 많은 인사담당자들은 중소기업에 상대적으로 지원자가 적은 주된 이유를 △‘대기업에 비해 연봉이 적어서’(56.3%)라고 봤다.다음으로 △‘장기적인 비전이 없어서’(16.8%) △‘고용안정성이 떨어져서’(14.1%) △‘기업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7.3%) 등이 뒤를 이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